[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대전 한화생명볼파크의 우측엔 불펜으로 이뤄진 대형 '몬스터월'이 존재한다. 이 몬스터월을 넘겨야 홈런이 된다.
좌타자에겐 분명히 불리한 구조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화 이글스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FA 강백호와 총액 100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옵션 20억원)에 계약했다.
한화 손혁 단장은 구체적인 강백호와의 협상 현황을 전했다. 그야말로 '1박2일'만에 정해진 영입 의사 타진과 계약이었다.
손 단장은 "19일 2차 드래프트 종료 후 만나 영입 의사를 전했고, 20일 오후 선수가 구단 사무실에 방문해 최종 조율 및 계약을 마쳤다"라고 말했다. 강백호는 미국 진출을 염두에 뒀고, 곧 미국 출국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 손 단장은 "언론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우리 구단에 꼭 필요한 선수였던 만큼 영입 노력은 해보자는 의미에서 만남을 가졌다. 선수가 구단의 조건을 받아들여 영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한화가 강백호에게 만족스런 조건을 제시하면서 빠르게 계약에 이를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강백호가 노시환과 채은성 문현빈과 함께 강력한 중심타선을 만들어줄 것을 기대했다. 손 단장은 "강백호는 리그에 최근 희소성을 가진 좌타 거포로 우타 거포인 노시환과 타점 생산 능력이 뛰어난 채은성, 타격 능력이 성장중인 문현빈까지 함께 타선을 꾸린다고 하면 위압감 있는 타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영입했다"라고 밝혔다.
가장 궁금한 것은 강백호의 장타력이 몬스터월에 막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손 단장은 "강백호의 통산 136개의 홈런 중 56개가 좌월, 중월 홈런이다. 여기에 우중월 홈런까지 더하면 82개에 달한다. 또 반드시 홈런이 아니더라도 강한 타구로 주자들을 불러들이는 것이 중요한 만큼 타선이 강해진다는 것에 더욱 의의를 뒀다"라고 했다. 강백호가 친 홈런의 41%가 좌측과 가운데로 날아간 홈런이라는 점은 그만큼 강백호가 당겨치기만 하는 타자는 아니라는 점을 뜻한다.
KT에서 외야수, 1루수, 포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딱히 잘하는 포지션은 없었던 강백호를 어느 포지션에 둘지도 궁금한 점이다. 손 단장은 "일단 감독님의 구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일단 구단에서 강백호의 자료를 통해 포지션 별 기록들을 정리하고,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구상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