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화 이글스가 올해에도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한화는 20일 강백호(26)와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을 했다.
강백호는 올해 박찬호와 더불어 FA 최대어로 꼽혔다. 공격력 하나는 제대로 보여줬다. 올해는 타율 2할6푼5리 15홈런 OPS 0.825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2021년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7리 16홈런 102타점을 기록하는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2022년과 2023년 크고 작은 부상에 주춤했지만, 2024년 144경기 전경기를 소화하며 26홈런으로 완벽하게 부활하기도 했다.
한화는 올 시즌 공격력이 다소 아쉬웠다. 팀 타율은 2할6푼6리로 4위였지만, 터지는 날과 터지지 않는 날의 기복이 심했다. 팀 평균자책점이 3.55로 1위라는 걸 고려하면 타선이 힘을 조금 더 내줬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강백호는 시장에 나온 FA 중에서 공격력 보강에는 가장 최적의 선수였다. 한화로서는 영입 우선순위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강백호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노렸다. 쇼케이스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일정도 잡았다.
한화 역시 시장을 관망하다가 결정을 내렸다. 19일 2차 드래프트 종료 후 만나 영입 의사를 전했고, 20일 오후 선수가 구단 사무실에 방문해 최종 조율 및 계약을 마쳤다. 1박2일 동안 숨가쁘게 이뤄진 영입전이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경문 한화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일단 (강)백호가 잘 결정해줘서 고맙다. 또 구단에 가장 고맙다""라며 "백호는 대표팀에서도 만나기도 했는데 공격에 있어서는 정말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사실 가지고 있는 것에 성적이 안 났다고 볼 수 있다. 타율도 그렇고, 홈런도 팀에 큰 도움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해 FA 유격수 심우준(4년 50억원)을 영입했다.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심우준이 가세하면서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실책을 기록한 팀이 됐다.
김 감독은 "올해에는 수비를 강화해서 이기려고 노력을 했다면, 내년에는 조금 더 공격 쪽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여 팬들에게 화끈한 야구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다이나마이트 타선'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아직 숙제도 남았다. 강백호는 외야수, 1루수, 포수 모두 수비가 가능하다. 그러나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는 정도. 김 감독은 "포수는 아니다. 외야수로 생각을 하면서 또 몸놀림이 좋은 선수인 만큼, 1루수로도 한 번 보려고 한다. 일단 수비 연습을 좌익수 우익수 모두 해보면서 교통 정리를 하려고 한다. (문)현빈이가 센스가 좋으니 몇 가지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라며 "스프링캠프부터 수비 연습을 정말 많이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백호는 "몸 상태도 좋고, 경기력에는 자신감이 있다. 경기에 나갈 수만 있다면 잘 해낼 자신감은 항상 갖고 있다. 팀에 좋은 선배님들도 많이 계시고, 훌륭한 동료들이 많기 때문에 저도 거기에 힘을 보태서 팀이 더 높은 곳에 설 수 있도록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미야자키(일본)=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