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송성문이 보장액 120억원을 걸고 일생일대의 도전에 나선다.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의 문을 열어 보겠다는 의지가 뜨겁다.
키움 구단은 2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내야수 송성문에 대한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다. 이후 KBO 요청에 따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21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송성문의 포스팅을 30개 구단에 고지할 예정이며, 고지 다음 날인 22일 오전 8시부터 30일간 메이저리그 구단들과의 협상이 진행된다.
송성문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할 경우 키움은 여섯 번째 빅리거를 배출하게 된다. 앞서 2015년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시작으로 2016년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2021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024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25년 김혜성(LA 다저스)이 차례대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5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9순위로 히어로즈에 입단한 송성문은 2024시즌부터 팀의 핵심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에는 KBO리그 역대 최다 연속 도루 성공 신기록과 함께 개인 첫 번째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기도 했다. 입단 시절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던 '송사리'가 이제는 '대어'로 성장했다.
특히 송성문은 지난 8월 키움과 비(非) FA 다년계약을 하며 '야수 역대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다. 키움 구단은 계약기간 6년, 연봉 총액 12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밀었다. 심지어 전액을 보장조건이었다. 때문에 당시에는 이 계약의 진짜 의미에 대한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이전까지 비 FA 다년계약 야수 최고액은 외야수 구자욱이 삼성 라이온즈와 체결한 90억원(5년, 별도 옵션 30억원)이었다. 구자욱의 계약에는 옵션이 30억원이나 있었다. 때문에 송성문과의 차이는 훨씬 크다.
송성문이 만약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면 당연히 120억원 비 FA계약은 무효화된다. 결국 송성문의 MLB 계약 기준점은 '최소 120억원'이 된다는 뜻이다. 총액 900만달러(약 132억원)만 넘는 계약을 맺어도 송성문의 도전은 일단은 성공인 셈이다. 1500~20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이면 '대박'이다. 이렇게 되면 송성문은 '꿈'과 '돈'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송성문은 국제무대에서도 빛났다. 지난해 세계야구소프트볼 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첫 태극마크를 단 송성문은 주장까지 맡아 선수단을 이끌었다. 올해도 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홈런을 때려내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송성문은 KBO리그 통산 9시즌 동안 824경기에 출전해 2889타수 818안타 80홈런 454타점 410득점 51도루 타율 0.283을 기록했다. 과연 이런 수준의 지표를 MLB구단들이 높에 평가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