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참 고맙다."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이 FA 박해민과 계약을 한 뒤 한 말이다.
박해민이 예상을 깨고 LG에 남았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잔류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던 박해민은 그 약속을 지켰다.
박해민은 두번째 협상을 한 21일 LG와 4년 총액 6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25억 원, 인센티브 5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은 "다른 팀에서도 좋은 조건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LG 트윈스와 함께해 줘서 고맙다. 박해민 선수는 LG 트윈스로 와서 두 번의 통합우승에 큰 역할을 해주었고, LG 트윈스 선수로서 계속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를 구단에 전했다. 이에 구단은 박해민 선수와 4년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팀과 함께 더 큰 도약을 이뤄나가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계약을 마친 박해민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게 제안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 LG 트윈스의 팀원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 갈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더욱 많은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팀이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내 역할을 잘 하겠다"면서 "올해 주장으로서 부족함에도 믿고 함께해 준 팀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고, 특히 뒤에서 우리 LG 트윈스를 응원해 주는 팬들께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해민은 마침 22일 열리는 '러브기빙페스티벌' 하루 전 계약을 해 '러브기빙페스티벌'에 참석해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박해민은 지난 2021시즌이 끝난 뒤 LG와 4년 총액 60억원에 계약하고 삼성에서 LG로 이적했었다. 4년 동안 전경기 출전이라는 어마어마한 철인의 모습을 보이며 두차례 우승을 만들었고 올시즌은 특히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면서 선수들을 하나로 모아 한화 이글스와의 1위 싸움을 이기는데 큰 역할을 했다.
LG에겐 이번 오프시즌이 어렵고 어려웠다. 우승의 기쁨을 누릴 시간도 없이 주장 박해민에다 한국시리즈 MVP 김현수가 FA 시장에 나왔기 때문. 게다가 둘의 인기가 많아 뺏길 위기였다. 보통의 LG라면 뺏길 수 없지만 샐러리캡이라는 장벽이 막아섰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고우석에 내년시즌 후 FA가 되는 박동원 홍창기까지 있다보니 둘에게 한없이 돈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둘의 LG에 대한 로열티에 기대면서 협상을 했지만 쉬운 느낌은 아니었다. 다른 구단들이 부르는 액수가 크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박해민이 대표팀에 합류해 17일에야 한국에 돌아와 18일 첫 협상을 했고 LG는 제시액을 알려줬고, 박해민 역시 자신이 원하는 액수를 말했다. 그리고 다른 팀의 얘기도 들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해민은 에이전트가 없어 직접 협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 협상인 21일. LG는 박해민에게 그가 원하는 액수를 두번째 제시액으로 건넸다. 타 구단이 제시한 액수가 그보다 더 많다는 것을 LG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박해민은 OK했고 사인했다. 그만큼 박해민은 LG에 남고싶어했고 그가 받길 원하는 액수가 충족되자 더 많은 액수도 뿌리치고 LG에 남기로 결정했다.
차 단장은 "다른 구단이 더 많은 액수를 제시했다는데 우리 구단에 남은 박해민 선수에게 너무 고맙다"면서 "우리 팬들 덕분에 남게 된 것 아니겠나"라며 팬들에게도 감사함을 말했다.
물론 박해민을 잡기 위해 액수를 올린 것이 맞다. 그렇다고 김현수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차 단장은 "김현수 선수와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일요일에 김현수 측과 만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