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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벨린저의 심정 알려나? 텍사스 2023년 창단 첫 우승 주역 버렸다..."타격 바꾸지 않는 한' 부활은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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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FA 시장에 굵직한 외야수가 나왔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은 22일(한국시각) 내년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한 선수들(non-tendered players)을 발표했다. 총 66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아돌리스 가르시아다.

텍사스는 가르시아, 포수 조나 하임, 우완 제이콥 웹과 조시 스보츠 등 4명의 연봉조정자격 선수들을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하고 자유계약신분으로 풀었다.

가르시아는 2023년 텍사스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다. 그해 정규시즌서 14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5(555타수 136안타), 39홈런, 107타점, 108득점, OPS 0.836을 마크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은 뒤 포스트시즌서는 15게임에서 타율 0.323(62타수 20안타), 8홈런, 22타점, 11득점, OPS 1.108을 기록하며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ALCS에서 타율 0.357(28타수 10안타), 5홈런, 15타점을 때리며 시리즈 MVP에 올랐다. 우승 후에는 AL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도 수상하며 공수 능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그런데 텍사스는 창단 첫 월드시리즈 주역 중 하나인 그를 왜 버렸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두 시즌 동안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기 때문이다. 2024년에는 154경기에서 타율 0.224, 25홈런, 85타점, OPS 0.684로 급전직하하더니 올시즌에는 135경기에서 타율 0.227, 19홈런, 75타점, OPS 0.665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3년간 OPS+가 127, 98, 93으로 떨어졌다. 더구나 올시즌에는 8월 왼쪽 발목, 9월 오른쪽 사두근을 각각 다쳐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라 후반기에 페이스가 더욱 처졌다.

올해 925만달러를 받은 가르시아의 내년 예상 연봉은 1000만달러를 훌쩍 넘는다. 연봉 전문사이트 스포트랙은 가르시아의 내년 연봉을 1275만달러로 예상했다. 앞으로도 기대할 게 별로 없는 32세의 외야수를 1000만달러 이상을 주고 데리고 있느니 포기하고 대신 유망주를 키우거나 외부 영입 비용에 돈을 보태는 게 낫다는 텍사스 구단의 판단이다.

MLBTR은 '가르시아는 최근 2년 동안 타석에서 선구안이 떨어지고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의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텍사스 구단으로부터 타격 수정 요구를 받았다'고 전했다. 타격을 놓고 구단과 마찰을 빚었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가르시아는 이제 자유롭게 모든 구단들과 입단 협상을 벌일 수 있다. 현재로서는 강력한 한 방을 갖춘 거포 외야수가 필요한 팀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

가르시아의 처지는 지금은 거물급 FA로 부활한 코디 벨린저의 3년 전과 비슷하다. 2022년 11월 다저스는 고민 끝에 벨린저를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하며 논텐더로 풀어버렸다. 2017년 NL 신인왕, 2019년 MVP로 화려한 경력을 쌓으면서 LA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던 프랜차이즈 스타 플레이어를 포기하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벨린저는 2019년 타율 0.305, 47홈런, 115타점, OPS 1.035, bWAR 8.7을 올리며 NL MVP를 차지했지만, 2020년부터 OPS가 0.789, 0.542, 0.654로 3년 연속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부상이 주 원인이었다.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NLCS 7차전에서 7회 결승홈런을 터뜨리고 들어와 키케 에르난데스와 팔뚝을 부딪히는 세리머니를 하다 오른쪽 어깨 와순 부상을 입었다. 벨린저는 그해 11월 수술을 받아 이듬해 개막전에 정상 출전했으나, 공격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2022년까지 고전하다 결국 다저스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그러나 벨린저는 2023년 시카고 컵스에서 부활에 성공한 뒤 3년 8000만달러에 FA 재계약을 맺고 지난 겨울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돼 올시즌 타율 0.272, 29홈런, 98타점, OPS 0.813을 마크, 옵트아웃을 선언, FA 시장에 나왔다. 벨린저의 시장 가격은 1억5000만~2억달러에 이른다.

가르시아가 벨린저처럼 부활 신화를 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워낙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의 타격을 하기 때문이다. 벨린저처럼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삼진율을 줄이고 컨택트 능력을 키워야 한다. 더구나 그는 3년 전 벨린저보다 5살이 많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