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리버풀 스트라이커 알렉산더 이삭이 불명예 기록을 썼다.
통계업체 '옵타'는 23일(한국시각), '이삭이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전패한 최초의 리버풀 선수'라고 '불운한' 기록을 소개했다.
스웨덴 출신 이삭은 지난 9월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역대 이적료 순위 3위에 해당하는 1억3000만파운드(약 2450억원)에 리버풀로 이적했다.
뉴캐슬팬은 이적 과정에서 태업을 불사한 이삭을 '배신자'로 칭했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인 리버풀의 팬들은 검증된 골잡이의 합류를 두 팔 벌려 반겼다. 이삭과 독일의 플레이메이커 플로리안 비르츠가 리버풀을 한 단계 높은 곳으로 올려줄 거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삭은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컨디션 문제로 2025~2026시즌 EPL 5라운드인 에버턴전(2대1 승)에서 후반 교체로 데뷔전을 치른 이삭은 현재까지 EPL 5경기에 출전해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크리스탈 팰리스(1대2 패), 첼시(1대2 패), 맨유(1대2 패), 노팅엄포레스트(0대3 패)전에서 모두 패하는 '선발 징크스'를 남겼다. 이삭은 23일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린 노팅엄전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23분 빈손으로 교체됐다.
리버풀은 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노팅엄 수비수 무리요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헤딩 경합 과정에서 뒤로 흐른 공을 잡은 무리요는 강력한 왼발슛으로 알리송이 지키는 리버풀 골문을 열었다.
전반을 0-1로 마친 리버풀은 후반 1분만에 추가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노팅엄 풀백 니코 윌리엄스가 상대 페널티 지역 좌측에서 리버풀 수비진을 뚫고 박스 가운데 지점으로 컷백을 시도했고, 이를 니콜로 사보나가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골로 연결했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은 후반 이삭을 빼고 위고 에키티케, 페데리코 키에사, 리오 은구모하 등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후반 33분 도리어 쐐기골을 내주며 참패를 당했다. 오마리 허친슨이 쏜 슛을 알리송이 막았다. 하지만 흘러나온 공이 리버풀 입장에선 하필 모건 깁스-화이트 앞으로 굴러갔고, 깁스-화이트가 골문 우측 하단을 노리고 쏜 슛은 골망에 빨려 들어갔다.
슬롯 감독은 0대3 완패한 경기를 마치고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홈에서 어떤 팀을 상대하든 0대3으로 지는 건 매우, 매우 심각한 결과"라고 고개를 숙였다.
리버풀은 최근 EPL 7경기에서 6패를 당했다. 이는 직전 58경기에서 당한 패배수와 동일하다. 특히, 홈 최근 3경기에서 2패를 했는데, 이전 홈 53경기에서 같은 수의 패배를 허용했다. 전 아스널 수비수 마틴 키언은 'BBC'를 통해 "선수 영입에 4억5000만파운드를 투자하고도 그들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BBC'는 이삭이 이날 아무런 존재감없이 주변을 겉돌았으며, 후반 23분 교체한 것이 슬롯 감독의 '자비로운 처사'였다고 표현했다.
리버풀은 개막 후 초반 12경기에서 6패를 당했다. 이는 2014~2015시즌 이후 11년만의 부진이다. EPL 디펜딩 챔피언이 새 시즌 초반 12경기에서 최소 6번 이상 패한 역대 4번째 팀이란 오명을 썼다. 1995~1996시즌 블랙번 로버스(6패), 2015~2016시즌 첼시(7패), 2016~2017시즌 레스터 시티(6패)가 리버풀에 앞서 '우승 후유증'을 겪었다.
게다가 리버풀이 리그에서 2경기 연속 3골차 이상으로 패한 건 1965년 4월 빌 섕클리 감독 시절 이후 60년만이다. 리버풀은 지난 10일 맨시티 원정에서 노팅엄전과 같은 스코어로 졌다. 이달 들어 애스턴 빌라(2대0 승)와 레알 마드리드(1대0 승)를 꺾고 반등하나 싶었지만, 슬롯 감독이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리버풀(승점 18)은 11위로 추락했다.
한편, 시즌 초 엔제 포스테코글루 전 토트넘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해 철저한 실패를 맛본 노팅엄은 션 다이치 전 에버턴 감독을 '시즌 3번째 사령탑'으로 선임한 뒤 반응에 성공했다. 직전 리즈 유나이티드전(3대1 승)에 이어 2경기 연속 3골을 넣고 승리한 노팅엄은 3승3무6패 승점 13으로 강등권에서 탈출해 16위로 올라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