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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아픔은 지나간 일...'보상 맛집' 한화 20인은 차원이 다르다, 주전도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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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주전급 선수가 공으로 굴러들어올 수도?

이미 지난해 학습 효과가 있다.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보상 선수 눈치 전쟁. 올해는 어떤 결말을 맺을 것인가.

KT는 이번 FA 시장에서 노력 대비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 강백호, 박해민 대어급 선수들에게 모두 달려들었지만 한 건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과감한 오퍼를 했지만, 여러 이유들로 이 선수들과 연이 닿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집토끼' 강백호를 놓친 건 파장이 컸다. 2018년 입단해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해온 강타자. 부상과 여러 구설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타격 실력 하나만큼은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 선수다.

올해 FA가 됐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노렸다. 하지만 미국에 쇼케이스 명목으로 출국하기 직전, 한화 이글스와 4년 총액 100억원 조건에 전격 이적을 선택했다. KT도 붙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강백호는 총액 세자릿수 상징성에 무게를 두며 한화행을 선택했다.

FA 선수의 선택은 자유이자 권리. 이미 배는 떠났다. KT 입장에서는 어떻게 강백호의 빈 자리를 메울지 후속 구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한화에서 받을 보상 선수를 생각하면, 강백호를 떠나보낸 아픔에 대해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을 수 있다.

한화는 지난 수년 간 암흑기를 거치며 좋은 젊은 자원들을 많이 확보하고, 또 공격적인 투자로 FA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며 '보상 맛집'이 됐다. 선수층이 두터운 팀이 짊어져야 할 숙명.

이미 지난해 양팀은 보상 전쟁을 치렀다. 한화가 KT 소속이던 엄상백, 심우준을 연거푸 FA로 데려갔기 때문이다. KT는 한화에서 2명의 보상 선수를 데려왔다. 투수 한승주, 외야수 장진혁이었다. 한승주는 전 구단이 인정하는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었는데 군대에 가있는 페널티가 있어도 KT는 강수를 뒀다. 장진혁은 외야 즉시 전력감이었다.

당시 엄상백과 심우준은 FA B등급이었다. 한화는 각각 보호 선수 25명을 설정할 수 있었다. 그래도 KT가 뽑을 선수가 많았다. KT는 주전 내야수들 나이가 많고, 또 센터라인 내야가 부족한 팀. 한화는 이를 알고 당시 내야수들을 집중 보호했다. '이 선수는 도대체 왜'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의 내야수까지 묶는 선택과 집중을 했다. 그러니 '왜 이 선수를 안 묶은 거야'라는 말이 나오게 한 한승주와 김경문 감독 부임 후 주전으로 발돋움한 장진혁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한화 입장에서 더 비상이다. 강백호는 A등급이다. 보호 선수를 20명밖에 묶지 못 한다. KT는 여전히 유격수, 중견수 자원 등 센터 보강이 필요하다. 이를 생각해 그 쪽으로 보호 선수 초점을 맞췄다가는, 어렵게 뽑아논 젊은 투수들 중 한 명이 풀릴 수 있다.

대부분 구단들이 보호 선수를 짤 때 최우선은 투수다. 투수를 묶다 보면 주전급 야수가 KT행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 25명일 때는 오히려 천국이었다. 20인 보호는 한화에 정말 지옥같은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엄상백이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지는 거 아니냐는 전망을 하지만, 이는 한화 스스로 78억원 거액 투자를 실패라고 인정하는 것이 될 수 있기에 엄상백이 빠질 확률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KT는 엄상백을 데려가면, 충분히 부활시킬 수 있는 팀이기도 하다. 포수 장성우와의 호흡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다. 장성우도 FA지만, KT 잔류 확률이 매우 높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