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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민이를 더 일찍 만났더라면" '월클' SON과 짧은 동행 마무리하는 체룬돌로 감독의 미련, "풀 시즌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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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밴쿠버 화이트캡스전을 끝으로 LA FC와의 4년 동행을 마무리하는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의 마지막 기자회견에선 '손세이셔널' 손흥민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체룬돌로 감독은 23일(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에서 열린 밴쿠버와의 2025년 MLS컵 플레이오프(PO) 서부 컨퍼런스 4강전서 승부차기 끝에 패해 탈락 고배를 마신 뒤 LA FC 감독으로는 마지막 경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22년 LA에 부임해 첫 시즌만에 MLS컵 우승을 안기는 등 구단의 최전성기를 이끈 체룬돌로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팀과 작별하기로 일찌감치 결정을 지었다. 이날 승리했다면 감독 생활이 연장될 수 있었지만, LA는 손흥민의 멀티골에도 불구하고 승부차기 스코어 3대4로 패하며 우승이 무산됐다.

체룬돌로 감독은 "오늘 우리가 더 나은 팀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때로 축구는 이렇게 흘러간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날 현장을 찾은 취재진을 향해 "그동안 공정하게 대해줘서 감사하다"라는 말도 전했다.

약 10여분간의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에 관한 질문은 두 가지였다. 첫번째 질문은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이 그림같은 직접 프리킥으로 넣은 극장 동점골에 관한 것이었다. 체룬돌로 감독은 "그 장면은 월드클래스였다. 쏘니는 LA와 대표팀, 이전 클럽에서도 그런 장면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월드클래스이고, 그런 선수를 보유하고 지도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손흥민에 관한 다음 질문은 지난 8월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에 입단한 손흥민이 약 3~4달 동안 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체룬돌로 감독은 "기록이 모든 걸 말해주지 않나. 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우리가 보여준 경기력, 승리한 경기 수, 득점수 등 모든 지표가 명확하게 그런 영향력을 보여준다. 미디어가 잘 알기 어려울 텐데, 쏘니가 우리 선수단에 있다는 게 팀 전체에 자신감을 심어준다. 손흥민은 좋은 선수일뿐 아니라 주변 선수들을 더 발전시키는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찍 손을 잡지 못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손흥민이 MLS가 개막하는 시즌 초에 합류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욕심을 내고 싶진 않지만, 손흥민이 일찍 합류했다면 우린 지금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손흥민이 풀 시즌을 치르는 걸 정말 기대하고 있다. 다음시즌 손흥민이 LA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라고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선수로 활약하던 시절 신예 손흥민을 맞상대했던 체룬돌로 감독은 "우리 관계는 정말 굉장하다. 알다시피 우리는 수년 전 경기에서 맞붙었다. 그런 선수를 이곳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마 손흥민에게 더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앞으로 계속 연락을 주고 받을 선수 중 하나"라고 했다.

13경기에서 12골을 넣으며 'MLS 역대 최고 이적료 선수'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밴쿠버전을 끝으로 MLS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다음시즌에는 새로운 사령탑과 호흡을 맞출 예정인데, 현지에선 마크 도스 산토스 LA FC 수석코치의 감독 승격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도스 산토스 코치는 2019년 밴쿠버에서 황인범(페예노르트)를 지도한 바 있다.

한편, 손흥민은 밴쿠버전을 마치고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때때로 축구에선 이렇게 미친 일이 벌어지곤 한다. 그것이 우리가 축구를 사랑하는 이유일 것"이라며 "난 이 클럽에 트로피를 안기기 위해 이곳에 왔다. 오늘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내년엔 반드시 우승하도록 하겠다. 내년에 어느 때보다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