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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겠다.""기억되고 싶다." 남을 여지는 없었다. MVP 폰세는 떠난다[시상식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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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가 내년시즌엔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공을 던질 것이 확실해졌다. 폰세는 24일 열린 KBO시상식에서 영예의 정규리그 MVP에 뽑히며 활짝 웃었다.

50홈런을 친 역대 최초의 외국인 타자이자 한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쓴 3관왕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의 막판 추격이 무서웠지만 시즌 내내 한화의 돌풍을 이글었던 4관왕 폰세의 파워를 뒤집기까지는 실패했다.

폰세는 이날 MVP를 결정하는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125표 중 76%인 96표를 얻어 23표(18%)에 그친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를 누르고 MVP에 올랐다.

시즌 중에 이미 폰세가 내년시즌엔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고 갈수록 폰세의 경기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늘어났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폰세에 대한 미국 현지 언론의 기사까지 나왔고, 시즌 후엔 더욱 더 많은 기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 승률 0.944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등 4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른 폰세는 외국인 투수 중 최초로 4관왕에 오르며 최고 투수가 됐다. 252탈삼진은 역대 한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기도 하다.

MVP 소감에서 이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폰세는 "최재훈 포수에게 특별히 고맙다. 멍이 들고 혹이 날 정도로 살신성인의 플레이를 보여준 모습 절대 잊지 못하고 항상 제 마음 속에 우리 형으로 기억하겠다"라고 했다. 내년에도 한화에서 뛴다면 최재훈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 그는 내년엔 한화에서 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파트너였던 최재훈에게 공개적인 작별인사를 한 것.

시상식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도 폰세는 내년에 뛸 팀에 한화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는 느낌이었다. 취재진 역시 내년엔 메이저리그로 간다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했고, 폰세 역시 그 느낌으로 대답을 했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의 마운드 흙을 담는 것도 화제가 됐는데 기념으로 간직하고 싶어서였다고. 일본에서 던졌던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니혼햄 파이터스의 홈구장 마운드의 흙도 담았다고 했다.

최근 그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를 팔로우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었는데 이에 대해 폰세는 "지금 에이전트와 깊게 얘기한 부분은 없고 정해진 것 없이 지금은 육아에만 전념하고 있을 뿐이다"라며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피츠버그 등 모든 메이저리그 팀들과 팔로우를 한 상태다"라며 아직 자신의 거취가 결정나지 않았다고 했다.

KBO리그 팬들에게 어떤 투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폰세는 "즐겁게 야구했던 투수. 재밌게 웃으면서 야구했고 가끔은 포효도 크게 했던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웃었다.

폰세는 오는 12월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한국에서 볼 마지막 행사일 가능성이 높다. 그때 쯤엔 그의 새 팀이 결정이 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