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정상급 클로저가 선발 변신을 고려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FA 우완 마무리 라이언 헬슬리가 그 주인공이다.
헬슬리는 빅리그에서 한 번도 선발등판한 적이 없다. 201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데뷔해 올해 뉴욕 메츠서 시즌을 마칠 때까지 7년 동안 구원으로 297경기에 등판해 31승18패, 23홀드, 105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을 마크했다.
올시즌에는 세인트루이스에서 36경기에 등판해 36이닝을 던져 3승1패, 21세이브, 5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올렸으나, 7월 말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된 뒤로는 22경기에서 20이닝을 투구해 3패, 1홀드, 4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7.20으로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6시즌 통산 87경기 가운데 69경기에 선발등판한 경력이 있기는 하나, 7년 전의 일이다.
그렇다면 내년 32세 시즌을 맞는 헬슬리의 선발 전환 가능성은 왜 나오는 걸까.
현지 매체 디 애슬레틱은 24일(한국시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비롯해 헬슬리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들이 그가 선발투수로 변신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최근 구원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꿔 성공한 사례로 세스 루고, 마이클 킹, 클레이 홈스 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선발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레퍼토리를 다양화해야 한다. 그는 올시즌 슬라이더와 커브를 90% 이상 구사했고, 스트링트레이닝서 커터를 연마했으며 커브를 간혹 섞는다'면서 '이번 FA 시장에서 마무리 자원은 풍부한 반면 선발 자원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따라서 헬슬리가 선발로 변신할 마음이 있다면, 수요층을 늘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헬슬리가 메츠로 이적한 뒤 급격한 부진을 겪음에 따라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들이 선발투수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2024년 49세이브, 평균자책점 2.04를 올리며 '트레버 호프먼 NL 올해의 릴리버'를 수상한 그가 선발로 변신하는 것은 모험일 수 있지만, 나쁠 것은 없다는 것이 현지 분위기다.
MLB.com은 '이번 FA 시장에는 에드윈 디아즈, 데빈 윌리엄스, 로버트 수아레즈, 피트 페어뱅크스, 켄리 잰슨 등 톱클래스 마무리들이 풍부해 헬슬리가 돋보이기 어렵다. 그러나 톱틀래스 선발투수는 빈약하다'며 '헬슬리가 보직 변신을 고려한다면 FA 시장에서 운신의 폭을 넓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헬슬리는 올해 직구 구속이 최고 103.8마일(167㎞), 평균 99.3마일에 달했지만, 피안타율은 0.422, 피장타율은 0.667로 치솟아 구종가치가 -15로 뚝 떨어졌다. 직구의 위력이 반감된 것은 커맨드 불안과도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MLB.com도 '선발 변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구의 커맨드를 되찾고 커브와 커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가장 최근 선발 변신에 성공한 마무리는 홈즈다. 지난 겨울 FA가 돼 선발 변신을 조건으로 3년 3800만달러에 메츠 유니폼을 입은 홈즈는 올시즌 33경기(선발 31경기)에서 165⅔이닝을 던져 12승8패, 평균자책점 3.53, 129탈삼진을 올리며 구단의 기대치를 채워줬다.
후반기 동료였던 헬슬리도 홈즈의 투구를 지켜봤을 것이다. 홈즈의 경우 직전 3시즌 동안 뉴욕 양키스에서 74세이브를 올렸는데, 싱커, 슬라이더, 스위퍼 3구종을 구사하다 선발로 변신한 뒤 체인지업, 커터, 포심 직구를 추가하며 레퍼토리를 다양화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