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NPB 최고의 투수 이마이 다쓰야가 LA 다저스에는 가지 않겠다는 뜻을 사실상 내비쳐 귀추가 주목된다.
이마이는 최근 일본 TV아사히 '보도 스테이션'에 출연해 메이저리그 출신 마쓰자카 다이스케와의 대화에서 "물론 오타니, 야마모토, 사사키와 함께 뛰면 즐거울 것이지만, 다저스와 같은 팀을 제압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다면 그게 내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이 될 것이다. 오히려 다저스를 무너뜨리고 싶다"고 밝혔다.
세이부 라이온스가 지난 11일 MLB를 통해 이마이를 포스팅 공시할 당시 많은 매체와 팬들은 '이마이도 다저스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는데, 실제 이마이는 다저스에 입단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저스는 일본인 3총사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를 앞세워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4승3패로 누르고 2연패를 달성했다.
이마이는 이어 "같은 팀에 기존의 일본인 선수가 있다면, (적응을 위해)뭐든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아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난 생존 방식을 경험하고 싶다"면서 "문화적 차이가 큰 상황이 닥친다면, 내 힘으로 그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 그게 내가 설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인 선수가 몸담고 있는 구단은 협상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인 선수가 전력의 주축인 팀은 다저스를 비롯해, 뉴욕 메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마이의 선택지가 좁아질 수도 있는 문제지만, 본인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이마이는 공교롭게도 메츠 일본인 투수 센가 고다이와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키 5피트 11인치(1m80), 몸무게 176파운드(80㎏)의 작은 체구가 그렇고, 직구 구속이 평균 90마일대 중반에 이른다는 점도 그렇다.
이미이의 주무기는 직구다. 올시즌 직구 피안타율은 0.189였다. 이마이는 "내 최고의 무기는 직구다. 관건은 낮게 던지지 않는 것이다. 난 항상 직구를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꽂으려고 노력한다. 대략 포수 마스크 높이"라며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단신이기 때문에 내리꽂는 직구보다는 업라이징 직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요즘 메이저리그에서도 트렌드다.
그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키는 일본 타자들보다 크다. 그래서 낮은 릴리스포인트로 떠오르는 높은 패스트볼(rising, high fastball)을 던지는데 집중한다. 거의 아래에서 위로 던지는 스타일과 유사하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건 나에게 매우 생소하다"고 설명했다.
이마이는 또 가장 상대하고 싶은 타자는 모두의 예상대로 오타니 쇼헤이라고 했다.
그는 "정말 오타니를 상대로 내 직구를 던져 보고 싶다. 오타니를 상대함으로써 내 자신을 테스트해보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MLB.com은 '이마이는 2018년 NPB 데뷔 이후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올시즌 탈삼진율을 높이고, 볼넷 비율은 줄였는데, 커리어 베스트 수준이다. 특히 피홈런이 데뷔 이후 최소 수치'라며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그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 대표팀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도 그가 내년 봄 WBC에 참가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바타 감독은 "이마이는 이전에도 잘 했지만, 올해 한 단계 더 좋아졌다. 정말 기쁘다"고 했다.
이마이는 올시즌 24경기에 등판해 163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92, 178탈삼진을 기록하며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다. 2018년 데뷔한 그는 8년 통산 159경기에서 963⅔이닝 동안 58승45패, 14완투, 평균자책점 3.15, 907탈삼진을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