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유격수 포지션이 가장 약한 구단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지난해 유격수로 나선 선수들의 합계 타율과 OPS, 홈런은 각각 0.222. 0.549, 3개였다. 30팀 중 3부문 모두 꼴찌였다.
물론 여기에는 김하성의 몫도 포함돼 있다. 김하성을 제외하면 이 숫자들은 각각 0.216, 0.524, 0개로 줄어든다. 주전 유격수로 뛴 닉 앨런은 135경기에서 타율 0.221, OPS 0.535로 최악의 방망이 실력을 나타냈다. 수비는 골드글러브 수준이지만, 타격은 도저히 수긍하기 힘든 수치다. 지난 9월 초 탬파베이 레이스가 웨이버로 푼 김하성을 곧바로 영입한 이유다.
그런데 김하성은 시즌이 끝난 뒤 내년 1600만달러 선수옵션을 포기하고 옵트아웃을 선언해 FA가 됐다. 이번 오프시즌 유격수 시장에 쓸 만한 자원이 별로 없기 때문에 김하성을 탐내는 구단이 많다는 것이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판단이다.
애틀랜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이번 오프시즌 최대 과제가 유격수 보강이 됐다.
일단 보험 장치는 마련했다. 지난 20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두 차례 골드글러브에 빛나는 모리시오 두반을 영입했다. 내준 선수가 바로 앨런이었다.
두반은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22년 휴스턴으로 이적하면서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았다. 2023년과 올해 두 차례 A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다. 올시즌에는 2루수 37경기, 유격수 24경기, 3루수 15경기, 외야수 27경기에 각각 선발출전했다.
하지만 두반 역시 방망이는 신통치 않다. 올시즌 133경기에서 타율 0.241, 7홈런, 33타점, 43득점, OPS 0.644에 그쳤다. OPS+는 78로 5년 연속 리그 평균을 밑돌았다. 수비형 유틸리티라고 보면 된다.
알렉스 앤소폴로스 사장은 트레이드 당시 '우리가 갖고 있는 데이터를 보면 두반은 유격수로 안정적이고 탄탄하다. 그는 2루수와 3루수, 코너 외야수로도 훌륭하다. 중견수도 볼 수 있다. 컨택트 능력과 기동력도 준수하다'고 했다. 수비력에 무게를 둔 평가다.
다시 말해 붙박이 유격수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MLB.com이 25일 게재한 '각 포지션에서 업그레이드가 가장 시급한 구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격수 부문에 애틀랜타가 지목됐다. 애틀랜타는 외부 영입을 통해 유격수를 더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사를 쓴 브라이언 머피 기자는 '두반은 올시즌 유격수로 불과 33경기에서 OAA +8을 기록했을 뿐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선발 유격수는 두반이 맡겠지만, 그의 가치는 유틸리티로 더 빛난다. 이 때문에 앤소폴로스 사장은 유격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FA 보 비과 계약하든, 김하성과 재계약하든, 트레이드를 하든, 애틀랜타는 최악의 포지션을 향상시키기 위한 일을 좀더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비의 경우 현지 유력 매체들이 예측한 몸값이 대부분 1억5000만달러 이상이라 애틀랜타가 빅마켓 구단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데려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MLBTR, 디 애슬레틱, ESPN은 비의 계약 규모를 각각 8년 2억800만달러, 7년 1억8900만달러, 5년 1억300만달러로 예측했다.
반면 김하성은 중저가 FA로 분류된다. MLBTR은 2년 3000만달러, 디 애슬레틱은 3년 5000만달러를 예측했다. 수비 능력은 이미 인정을 받았고,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리그 평균 수준의 타격 실력도 보여줄 수 있다. 애틀랜타에도 최상의 시나리오는 김하성을 다시 데려오는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