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직 포기할 때가 아닙니다. 그리고 키움 팬들께 너무 감사하단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변상권은 키움 히어로즈의 2군 훈련장에서 열심히 방망이를 돌리고 있었다. 주축 선수들이 가는 강원도 원주 마무리 캠프에 따라가지 못했지만, 내년 또 경쟁을 하려면 어디에서든 이를 악 물고 훈련해야 했다. 2018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1군 선수가 된 신화를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24일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방출. 키움은 투수 박승호 오상원 이우석 조성훈 김주훈, 내야수 양경식 외야수 김동엽 변상권에게 각각 재계약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다른 선수들은 거의 1군 활약이 없었지만, 변상권이 포함된 건 의외의 소식이었다. 중장거리 타자로 방망이 실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상무 전역 후 복귀해 지난해 77경기를 뛰며 홈런도 5개나 쳤다. 28세로 나이도 젊다. 올해는 12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여전히 1군에서 뛸 경쟁력이 있는 선수다. 그런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하루가 지나 연락이 닿은 변상권은 "팀이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2차드래프트 결과를 보고 '방출될 수도 있겠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무슨 의미일까. 키움은 19일 열린 2차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외야수 추재현을 영입했다. 추재현도 타격 능력이 좋은 외야수. 변상권과 역할이 딱 겹친다.
아직 야구에 대한 끈을 놓을 때가 아니다. 변상권은 "키움에서 더 오래 뛰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 그렇다고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오늘도 운동하러 간다. 운동하면서 나를 필요로하는 팀이 있을지, 연락을 기다려보겠다. 당연히 선수로 더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직 자신있다"고 말했다.
변상권은 당찬 플레이와 좋은 성격으로 키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변상권은 "하루 만에 키움 팬분들에게 엄청난 메시지가 왔다. 너무 아쉬워해주셨다. 메시지를 읽으니 마음이 아팠다. 보잘 것 없는 선수였는데, 그동안 큰 사랑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키움 관계자도 "정말 성실한 선수였다. 팀 사정상 방출 명단에 들어가게 됐는데 프런트 입장에서도 떠나는 게 많이 아쉬운 선수다. 어디로 가든 잘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