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제 강점은요..."
왜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투수가 1군에 한 번도 못 올라왔을까.
키움 히어로즈는 2차드래프트에서 총 4명의 선수를 뽑아 전력을 보강했다. 전체 1순위 안치홍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갔지만, 후순위로 뽑은 추재현-배동현-박진형도 '알짜' 선수들로 평가받고 있다.
3라운드에 뽑힌 한화 이글스 출신 투수 배동현에 대한 궁금증도 많아졌다. 키움이 왜 2021 시즌 20경기 출전이 전부인 선수에게 2억원을 투자해 데려왔는지 말이다.
팬들에게도 낯익은 선수는 아니다. 한일장신대를 졸업하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신인 시즌 후 1군 출전이 전무하다. 그 사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1군 선수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투수 전문가 양상문 코치가 발전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호주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했다. 하지만 일본 오키나와 실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 자취를 감췄다.
배동현은 키움 이적에 대해 "처음에는 몰랐다. 동료 형들 전화가 오더라. 그 때도 안 믿었다. 그런데 정우람 코치님 전화를 받고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필요로 해서 지명을 해주신 거라, 너무 감사하다. 내가 떠난다고 하는데, 형들이 아무도 슬퍼하지 않더라. 기회가 온 거라고 좋아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1군에서 던지는 게 너무 간절했다. 배동현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그래도 올해 '한 번은 올라갈 수 있겠지'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했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다"고 했다. 한화는 정규 시즌 불펜진이 양과 질 모두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배동현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배동현은 자신의 강점에 대해 "익스텐션과 수직 무브먼트다. 실제 구속보다 타자들이 체감하는 구속이 더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볼을 많이 던지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쫄지 않고 자신있게 승부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양 코치도 지난 1월 스프링캠프 때 배동현에 대해 "구속이 중요한 선수가 아니다. 볼끝이 정말 좋다. 시합용으로 클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