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베테랑 포수 박세혁(35)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는다.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오후 NC 다이노스 포수 박세혁을 2027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일고-고려대 출신 박세혁은 지난 2012년 5라운드 47순위로 두산 베어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FA 양의지가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2019년 부터 안정된 수비와 빠른 발을 앞세워 주전 포수로 도약하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9년 두산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2017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출전했다.
양의지가 두번째 FA 자격을 얻은 뒤 친정 두산으로 컴백한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포수 공백이 생긴 NC 다이노스와 4년 46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 총액 24억원, 옵션 4억원)에 계약했다. 이 계약은 내년까지다. 내년 연봉은 4억원+인센티브 1억원으로 최대 5억원이다. 삼성이 남은 계약을 승계하게 된다.
리그에서 보기 드문 우투좌타 포수 박세혁은 프로 통산 1000경기에서 0.251의 타율과 33홈런, 311타점, 336득점, 34도루를 기록했다. OPS는 0.677.
김형준이 주전 포수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올시즌은 기회가 많지 않았다. 48경기에서 0.163의 타율에 2홈런, 10타점에 그쳤다. 왼손 타자인데다 포수 치곤 빠른 발을 활용한 활발한 주루플레이로 찬스를 만들 수 있는 선수.
세대교체와 트레이드를 통해 꾸준히 유망주를 모으고 있는 NC로서는 황금시장이라 불리는 내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이 보유한 3라운드 21번째 픽을 통해 미래 자원을 확보함과 동시에 최대 5억원의 연봉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NC는 주전포수 김형준을 중심으로 안중열 김정호 등을 백업 포수로 활용하고 있다. NC에서 입지가 줄어든 박세혁이 2차 드래프트에 나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지만, NC는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성은 당장 주전으로 쓸 수 있는 포수 박세혁 영입으로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했다. 절대 주전 포수 강민호가 네번째 FA 신청을 한 상황. 물론 박세혁 영입이 FA 강민호와의 결별을 의미하는 건 결코 아니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시즌에도 삼성의 주전 포수는 강민호다. 다만, 불혹의 강민호와 함께 든든하게 안방을 지켜줄 베테랑 포수가 추가로 필요했다. 김재성 이병헌 김도환 장승현 등이 있지만 아직은 풀타임 주전 포수로 안방을 맡기기에는 부족하다는 자체 판단이 있었다.
박세혁 영입으로 포수 뎁스를 강화한 삼성은 보다 여유를 가지고 강민호와 본격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 측은 박세혁 영입 이유에 대해 "포수진 전력 강화와 함께 후배 포수들의 멘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그 전반적으로 포수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투좌타 포수라는 희소성과 장타력과 수비력을 갖춘 자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올 겨울 포수진 보강에 힘쓰고 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장승현을 영입한 데 이어, 박세혁을 깜짝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안방 안정화를 꾀했다. 주전 포수 강민호와의 FA 계약만 타결되면 내년 시즌 우승 도전을 위한 포수진 구성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