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내년 3월 제6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공식 선언했다.
오타니는 25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또 한 번 위대한 시즌을 보낸데 대해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더 열심히 훈련해 내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다시 일본을 대표해 뛰게 돼 기쁘다'고 적었다.
예정된 발표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은 올초 "최근 여러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접촉해 의사를 타진한 결과 대부분 WBC 출전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오타니는 재활 등의 부상 여파만 아니라면 언제든 일본을 대표해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항상 밝혀 왔다.
오타니 뿐만 아니라 다저스 동료인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사키 로키도 출전이 확실시 되고 있고, FA가 된 이마나가 쇼타와 뉴욕 메츠 센가 고다이, 시카고 컵스 스즈키 세이야, 보스턴 레드삭스 요시다 마사타카도 출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타니는 2023년 제5회 WBC에 처음 참가해 타자로는 7경기에서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OPS 1.345, 투수로는 3게임에 등판해 9⅔이닝을 던져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을 올리며 일본의 우승에 앞장 섰다. 특히 미국과의 결승서는 투수로 9회 마무리로 등판,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우고 우승을 확정지으며 양 팔을 치켜들었다.
다만 오타니가 이번 WBC에서 마운드에 오를 지는 불확실하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 6월 2년 만에 마운드에 복귀한 오타니는 100마일대 강속구를 뿌리며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서 정상적인 피칭을 펼쳤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존재한다. 내년 2월 다저스 스프링트레이닝 개막에서 이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타자로는 여전히 기대감이 크다. 올해 55홈런을 터뜨리며 생애 4번째 MVP에 오른 오타니가 일본 타선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은 한국, 대만, 호주, 체코와 함께 1라운드 C조에 포함돼 내년 3월 5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전을 펼친다.
이번 WBC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오타니의 일본과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미국이 과연 만날 수 있느냐다. 그런데 미국과 일본이 만나려면 두 팀 모두 결승까지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2023년 결승 재판이 이뤄진다.
미국은 일본에 설욕을 다짐하며 최강의 '드림팀'을 구성 중이다. 이미 저지가 '캡틴'에 선임돼 메이저리그 톱클래스 선수들의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년 WBC 참가를 선언한 미국 대표팀 선수는 저지를 비롯해 포수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 선발투수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격수 바비 윗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 외야수 코빈 캐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이다.
저지는 설명이 필요없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로 올시즌 생애 세 번째로 AL MVP를 차지했다. 롤리는 올해 60홈런을 터뜨리며 포수 관련 홈런을 모두 갈아치우며 MVP 투표에서 저지와 접전을 벌였다. 당연히 미국의 주전 마스크를 쓴다.
스킨스는 데뷔 두 번째 시즌을 맞아 평균자책점 1.97을 마크하며 생애 첫 사이영상을 수상한 현존 최고의 에이스다. 직전 연도 사이영상 수상 투수가 WBC에 참가하는 건 2006년 도미니카공화국 바톨로 콜론(2005년 AL 사이영상)에 이어 스킨스가 두 번째다. 윗 주니어는 공수주 능력을 모두 갖춘 톱클래스 유격수다. 여기에 2023년 NL 신인왕 출신 캐롤이 합류한다.
오타니와 저지가 사상 첫 WBC 맞대결에서 자웅을 겨룬다면 역대 WBC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