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인한 근감소증 증가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근육의 힘'이 다시금 확인됐다.
근육량이 많고 복부지방이 적을수록 뇌 노화 속도가 느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사이러스 라지 박사팀은 전신 MRI로 건강한 성인 1100여명의 근육과 지방, 뇌 조직을 촬영하고, 총근육량과 내장지방, 피하지방, 뇌 나이 간 관계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이 뇌의 구조적 MRI 영상의 부위별 부피를 기반으로 추정한 뇌 나이와 전신 MRI로 측정한 총근육량과 내장지방, 피하지방 사이의 연관성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결과, 총근육량이 많을수록 실제 나이가 더 적고 뇌 MRI로 계산한 뇌 나이도 더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근육량과 실제 나이 및 뇌 나이 간 상관계수(rp)는 각각 -0.2579와 -0.2497로 약한 연관성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내장지방 대비 총근육량 비율과 실제 나이 및 뇌 나이는 상관 계수가 각각 0.3755와 0.3797로 중등도 연관성을 보였다. 이는 내장지방이 많을수록 실제 나이와 뇌 나이가 모두 더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피하지방은 뇌 노화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 비만은 복강 깊숙이 위치해 주요 내부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내장지방이 많은 상태로, 내장지방은 피부 아래에 있는 피하지방에 비해 심결관 질환 등 질병 위험을 더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 정영주·김홍규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성인 1만 5000여 명의 복부 CT와 폐활량 수치를 분석해, 골격근량이 많고 내장지방이 적을수록 폐활량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근육량이 적고 내장지방이 많은 '근감소성 비만'에 해당할 경우 폐기능 저하율이 근육량이 많고 내장지방이 적은 건강한 신체를 가진 그룹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근육량이 적고 내장지방이 많은 '근감소성 비만'에 해당할 경우 폐 기능이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근감소성 비만 그룹의 폐기능 저하율은 19.1%로 근육량이 많고 내장지방이 적은 그룹 4.4%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역시 각각 9.7%, 3.1%를 기록해 근감소성 비만 그룹의 폐기능 저하율이 3배 이상 높았다.
반면, 근육량 상위 25%, 내장지방 하위 25%에 속하는 사람들의 폐활량은 전체 그룹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상관없이 근육량이 가장 적고, 내장지방이 가장 많은 그룹보다 3~5%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근육이 많을수록 횡격막, 늑간근 등 호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근육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흉곽이 충분히 확장됨으로써 폐활량 역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장지방이 가장 많은 남성 그룹의 노력성 폐활량은 88.1%로 가장 적은 그룹 93.1%보다 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에도 내장지방 최상위 그룹과 최하위 그룹은 3.4%의 폐활량 차이를 보였다.
한편,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노인 건강 관련 추가 조사 결과를 보면 표본 조사한 65세 이상 인구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9.4%였다. 근감소증은 손의 악력과 사지 근육량이 일정 기준 이하인 경우를 가리킨다. 근감소증 유병률은 남성(9.5%)과 여성(9.3%) 간 큰 차이가 없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