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타선의 중심이었던 김현수가 떠났다. 얼마전 한국시리즈 4차전 9회초 2사 2,3루서 기적의 역전 적시타를 쳤던 그 영웅이 새 출발을 했다.
LG에겐 안타까운 일임은 분명하다. 그가 LG에서 뛴 8년 동안 LG의 팀 문화는 크게 바뀌었다. 그리고 그가 온 2년째부터 LG는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샐러리캡 때문에 LG는 김현수에게 3년 35억원을 제시했는데 KT는 3년 50억원을 제시했다. 15억원이라는 큰 액수의 차이.
김현수는 긴 고민의 시간을 가진 끝에 새 출발을 선택했다.
분명 김현수라는 큰 선수가 나간 것은 LG의 전력면에선 손해가 맞는데, 그가 떠나면서 LG의 유망주들에겐 한줄기 빛이 생겼다. 3년 동안 틈이 없었던 라인업에 드디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생긴 것이다.
LG는 29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2023년부터 포수 박동원, 1루수 오스틴, 2루수 신민재, 3루수 문보경, 유격수 오지환, 외야수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 문성주 등 9명의 선발 라인업이 계속 유지돼 왔다. 3년간 이들 주전을 이길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자리가 없다보니 가끔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나 왼손 선발이 나올 때 우타자에게 기회가 주어지긴 했지만 결국 주전 9명의 벽을 넘을 수는 없었다.
김현수가 빠지면서 지명타자 자리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주전들이 체력 관리를 위해 지명타자로 들어가면 그 대신 유망주가 나갈 수가 있고, 주전들이 모두 수비를 하면 지명타자로 유망주가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자리가 난 만큼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유망주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 LG가 키우는 '잠실 빅보이' 이재원이 상무에서 돌아온다. 올시즌 1년간 퓨처스리그를 '씹어먹었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타격을 보였다.
78경기서 타율 3할2푼9리, 26홈런(2위), 91타점, 장타율 0.643, 출루율 0.457, OPS 1.100을 기록했다. 홈런 1위인 한동희가 100경기, 452타석에 27개의 홈런을 때려냈는데 이재원은 78경기서 352타석만에 26개의 홈런을 쳤다. 부상으로 한달 정도 쉰 탓에 홈런왕에 오르지 못했지만 충분히 장타력을 과시했다.
2022년 85경기서 타율 2할2푼4리(223타수 50안타) 13홈런 43타점을 기록했던 이재원은 2023년엔 염경엽 감독이 부임하면서 키우려 했으나 부상에 발목을 잡혀 57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치며 타율 2할1푼4리(112타수 24안타) 홈런 18타점에 머물렀다.
올시즌 백업 자리를 노렸으나 1군이 어려웠던 송찬의나 문정빈 이영빈 등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천성호와 후반기 대타로 좋은 역할을 했던 신인 박관우 역시 좋은 후보 중 하나다.
김헌수가 떠나간 자리를 차지할 주인공은 누가 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