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타니 쇼헤이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발표에 일본 열도가 뒤집어졌다. 여기에 오타니가 대표팀 주장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LA 다저스 소속인 오타니는 25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내년 3월 열릴 WBC 출전을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오타니는 대표팀 출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번도 확답을 하지는 않았었다.
최근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뜻을 말릴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묻는다면 WBC에 나가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으면 좋겠다"고 우려섞인 이야기를 하면서 다저스 구단이 오타니 등 일본인 메이저리거들의 WBC 출전을 불허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쏟아졌다.
하지만 선수의 의지가 워낙 강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언론에 공개가 되기도 전에, 스스로 SNS를 통해 팬들에게 WBC 출전 소식을 알렸다. 오타니가 출전하면, 야마모토 요시노부, 스즈키 세이야 등 다른 일본인 메이저리거들도 대거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25일 "지난 WBC에서 MVP를 회득했던 오타니는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대표팀에서 '캡틴 오타니'로서 일본의 정신적 지주를 담당한다"고 보도했다.
오타니가 WBC 대표팀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 것이라는 뜻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인 다르빗슈 유가 팔꿈치 수술로 내년 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되면서, WBC 출전도 자연스럽게 불발됐다. 이제 30대에 접어든 나이나 압도적인 커리어, 최고의 스타라는 점까지 감안했을때 오타니가 주장을 맡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그림이다.
다만 오타니가 내년 WBC에서도 투타겸업을 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2023년 대회에서는 당시 LA 에인절스 소속이라, 2022년도 정규 시즌 일정만 마친 후 곧장 WBC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에인절스에서 포스트시즌에 단 한번도 진출하지 못한 오타니다.
하지만 다저스는 사정이 다르다. 2024년, 2025년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매년 한달 가까이 포스트시즌 고된 일정을 치러왔다. 오타니는 이번 시즌에도 11월초에 모든 경기 일정이 끝났고 휴식기에 들어갔다.
또 팔꿈치 수술 후 올해 투수로 마운드에 복귀한 오타니는 다음 시즌에는 완벽한 투타겸업을 준비하고 있다. 30대 초반인 나이와 신체 나이 전성기를 감안했을때, 최상의 투타 겸업 퍼포먼스 시기는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다음 시즌 투수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한데, 사실 정규 시즌 개막 직전인 3월에 열리는 WBC는 '투수 오타니'에게 상당히 부담스런 대회이기는 하다.
때문에 오타니가 지명타자로만 대회에 출전하거나, 투수로는 1라운드 이후에만 제한적으로 나서는 것이 예측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