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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라운드만에 약체→최강, 비결은 역시 팀워크' 크라운해태의 놀라운 변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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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단체 종목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팀워크'다. PBA 팀리그에 참가중인 크라운해태가 이걸 실제로 입증했다. 팀워크를 앞세우자 불과 한 라운드만에 '리그 최약체'에서 '리그 최강'으로 거듭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크라운해태는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9일간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5~2026' 4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2023~2024시즌 4라운드 우승 이후 약 2년 만에 거둔 크라운해태의 PBA팀리그 통산 두 번째 라운드 우승이었다.

그런데 크라운해태의 이번 우승은 마치 '신데렐라 스토리'를 연상케 한다. 누구도 경계하지 않았던 최약체 팀이 불과 한 라운드 만에 '리그 최강'으로 탈바꿈해 경쟁자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트렸기 때문이다.

크라운해태는 지난 3라운드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9연패를 당했다. 이는 PBA 팀리그 역대 최다 연패 신기록이었다. 크라운해태를 '리그 최약체'라고 불러도 무방했던 시기였다.

그런데 이번 4라운드에서 크라운해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마치 기연을 얻어 내공이 급등한 무협소설의 주인공처럼 일순간에 최약체에서 리그 최강으로 환골탈태했기 때문이다. 크라운해태는 4라운드에서 7승2패(승점 19)로 SK렌터카(5승4패·승점 18)를 제치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직전 라운드에서 최하위 팀이 곧바로 다음 라운드에서 우승한 건 크라운해태가 최초다.

▶크라운해태, 마르티네스의 전방위 활약 속 팀워크도 강해져

크라운해태의 이번 우승의 주역은 단연 '스페인 핵심' 다비드 마르티네스였다. 마르티네스는 4라운드에서 11승4패(단식 7승2패, 복식 4승2패)를 기록했다. 1세트(남자복식)에선 선봉장 역할을, 3세트(남자단식)에선 에이스 역할까지 소화하며 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이번 대회 애버리지도 무려 2.705에 달했다.

마르티네스 외에도 백민주가 10승5패(단식 2승, 복식 8승5패), 김재근이 10승6패(단식 4승4패, 복식 6승2패)를 거두는 등 3라운드에 부진했던 국내 선수들도 제 활약을 펼치면서 크라운해태는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크라운해태 리더인 김재근은 선수들의 활약 이유를 '소통'으로 꼽았다.

김재근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4라운드에는 팀워크만 잘 다지려고 했다. 3라운드에는 선수들과 소통의 부재가 컸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매일매일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매일매일 일상 대화부터 경기가 끝나고 복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숙소, 호텔 로비, 카페에 가서 매번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 오더도 선수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같이 짰다"고 달라진 비결을 전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지배했던 4라운드

한편, 이번 4라운드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4라운드 MVP인 마르티네스를 비롯해 2위 SK렌터카에는 '맏형' 에디 레펀스가 팀을 이끌었다. 레펀스는 4라운드 기간 12승6패(단식 7승2패, 복식 5승4패) 애버리지 2.130을 올렸다. 만일 SK렌터카가 우승을 차지했다면 MVP는 레펀스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맹활약을 펼쳤다.

4라운드 3위인 우리금융캐피탈은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의 활약이 엄청났다. 스롱은 4라운드에서 11승2패(단식 4승, 복식 7승2패) 애버리지 2.118의 특급에 걸맞는 기록을 냈다. 특히 하나카드전 6세트(여자단식)에선 김가영을 상대로 퍼펙트큐(한 이닝 모든 득점 성공)을 달성하는 등 우리금융캐피탈을 4라운드 3위(5승4패·승점 16)로 이끈 일등 공신이었다.

이외에도 웰컴저축은행의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와 하이원리조트의 륏피 체네트(튀르키예)도 팀의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사이그너는 11승7패(단식 5승4패, 복식 6승3패) 애버리지 2.318, 체네트도 11승7패(단식 5승4패, 복식 6승3패) 애버리지 1.828로 활약했다.

▶종합 1위는 챔피언결정전행…우승팀들도 안심할 수 없다!

PBA 팀리그는 정규 각 라운드 우승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우승팀 중복 시에는 정규리그 종합 순위 기준으로 차순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현재까지는 하나카드, 웰컴저축은행, SK렌터카에 이어 크라운해태까지 총 네 팀이 포스트시즌행을 예약했다. 다만 이들 역시 아직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PBA 팀리그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5팀 중 최상위 팀이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노리기 때문.

4라운드 종료 기준 종합 1위는 하나카드다. 하나카드는 4라운드까지 승점 70(24승12패)를 올렸다. 이 뒤를 SK렌터카(23승13패·승점 69)가 승점 1 차이로 턱밑까지 쫓고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21승15패(승점 62)로 충분히 종합 순위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크라운해태는 승점 49(16승20패)로 사실상 앞선 우승 팀과 종합 순위 경쟁을 하기엔 격차가 너무 크다.

이밖에 라운드 우승은 없지만 하이원리조트(승점 16승20패·승점 53), 우리금융캐피탈(17승15패·승점 51), 하림(19승17패·승점 50) 등도 사정권에 들어있다. 만일 앞선 라운드에서 우승팀이 발생할 경우,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은 정규리그 종합 순위 차순위 팀에게 돌아간다.

이젠 한 경기의 결과로 종합 순위가 뒤바뀔 수 있기에 5라운드는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팀리그 5라운드는 내년 1월에 재개된다. 그 사이 PBA는 오는 29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시즌 8번째 투어인 '하림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