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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恨 지도자로 풀어보겠습니다"…모두가 인정하고 기대했다, '명품 거포'의 새출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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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사실 특별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이강원(35·우리카드) 코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현역 선수로서 마침표를 찍고, 지도자로 나서게 된 것.

현역 시절 빼어난 공격력을 선보였던 그였다. 2012~2013시즌 1라운드(전체 1순위)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입단한 그는 삼성화재를 거쳐 우리카드에서 뛰었고, 정규시즌 266경기에 출전해 1284득점 공격성공률 46.9%로 활약했다.

2024~2025시즌 29경기에 출전하며 104득점 공격성공률 43.46%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팀을 옮긴다면 현역으로도 뛸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주장으로 팀을 잘 이끌었던 이 코치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고, 코치직을 제안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도자를 한다면 정말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찾아온 은퇴 제안. 이 코치 역시 고민이 깊었다. 그는 "사실 현역 선수로서 욕심이 많았다. 올해 이정도 했으니 내년에는 더 기회가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도자 제안이 왔다. 2~3주 정도 고민을 한 거 같다. 어깨 팔꿈치 무릎 발목 등 부상이 있었는데 이제 다 나았다. 그런데 또 현역으로 뛸 경우 (부상을) 겪을 수 있으니 마음이 조금 힘들긴 했다. 무엇보다 지금 외국인 감독님이 계시는데 언제 이렇게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 코치는 이어 "(박)철우 형도 전화가 와서 같이 하자고 하더라. 주위에서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해줘서 선택하게 됐다. 아는 사람들과 시작할 수 있는 환경도 좋았다. 우리카드라는 팀에 대한 인식이 정말 좋다. 많은 선수가 오고 싶어하는 팀이다. 사무국에서도 그런 노력을 정말 많이 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정말 팀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거 같다"라며 "낯선 환경에서도 적응했겠지만, 이렇게 좋은 상황에서 배울 수 있으니 빨리 결정을 하자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스스로 돌아본 현역 시절에 대해서는 "많이 아팠던 거 같다. 몸을 사리지 않고 하다보니 부상도 있었다. 후회스러운 마음도 있지만, 잘했다고도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한 거 같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는 2017년 12월30일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의 경기를 꼽았다. 공교롭게도 이 코치는 KB손해보험 소속이었고, 당시 이 코치는 13득점 공격성공률 50%를 기록하며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이 코치는 "칭찬도 많이 들었던 경기고, 보통 몇 경기를 하면 잊을 수 있는데 기억이 많이 난다"고 미소를 지었다.

코치로 새출발을 한 소감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걱정 반 설렘 반이었다. 걱정이라는 건 지도자를 처음 하는데 갑자기 하게 돼서 그런 거 같다. 그래도 내가 현역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이나 연구한 걸 후배들에게 어떻게 전해줄 수 있을지 그런 마음은 설렘이었던 거 같다"고 밝혔다.

현역 시절 쌓인 풍부한 경험은 앞으로 후배에게 아낌없이 전수될 예정이다. 특히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는 대부분 외국인선수가 자리를 차지한 만큼, 국내 선수에게는 멘털 잡기가 마냥 쉬운 상황은 아니다. 이 코치는 "V리그에서 국내 아포짓 스파이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멘털적으로도 중요한 거 같다"라며 "일단 버텨야 하는 거 같다. 아무래도 피지컬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관리를 해줘야한다. 나는 현역 시절 멘털이 강한 편은 아니었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니 롤모델을 정해놓고 많이 쫓아간다는 마인드로 했던 거 같다. 특별한 롤모델을 두는 게 아닌 상황마다 설정을 했다. 그런 부분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이 코치는 "부상이 있어서 나름의 노하우도 있다. 이런 부분을 잘 이야기해주고 싶다. 또 선수들이 창의적으로 각 상황에서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 코치들과도 유대 관계를 잘 맺으면서 이기기 위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 코치는 아직 우승의 맛을 느끼지 못했다. 선수로서 알지 못했던 우승의 기분을 이제 지도자로 느끼는 게 목표다. 이 코치는 "모든 선수가 우승을 목표로 하고 꿈을 꾼다. 선수 시절에 못해서 아쉽다. 지도자로서 한 번 꼭 해보고 싶다"라며 "24시간으로 안 되면 25시간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하겠다. 선수들이 배구에 잘 접근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