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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느리게 시작됐던 FA 이적 시장. 박찬호의 두산 베어스 이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당초 두산은 박찬호의 이적 가능성이 있는 최유력 구단으로 꼽히지 않았는데, 정작 시장이 열리자마자 박찬호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하면서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조건은 4년 총액 8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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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차에 갑작스럽게 한화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고액 연봉 베테랑들이 이적하면서 샐러리캡에 여유가 생긴 한화는 강백호에게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하루만에 4년 최대 100억원(옵션 20억 포함)에 사인했다. 강백호의 한화행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시나리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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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재환 발 충격 소식이 26일 알려졌다. 두산은 이날 김재환의 보류명단 제외 소식을 전하면서 4년 전 FA 계약 당시 두산과 4년 후 우선 협상 기간을 갖고, 결렬 시 보류권을 완전히 풀어주는 옵트 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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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앞으로 거물급 선수의 FA 계약시 전례가 될 수 있는 바람직 하지 않은 사례다. 김재환은 FA 4년의 계약 기간을 모두 채워, 올 시즌이 끝난 후 두번째 FA를 신청할 수 있었다. 그런데 FA 신청을 포기했다. 외부에서는 '김재환이 자신의 최근 성적을 감안해 FA를 포기하고 두산에 남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 아니냐'고 해석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두산 잔류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지만, 대신 어느 구단과도 제약 없이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환을 영입하는 구단도 보상 선수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기 때문에 오직 계약 기간, 연봉 협상에만 초점을 맞추면 된다.
'김재환 케이스'가 기준이 되면 앞으로도 거물급 선수가 첫 FA 계약을 할 때 이 조항을 넣어달라고 요구하며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 옵트아웃 조항을 넣는 것은 규정 위반이 아니다. 지금도 누구든 구단의 합의 하에 옵트아웃 조항을 계약서에 넣을 수 있다.
다만, 김재환 처럼 새로 FA 자격을 얻는 그해 옵트아웃 조항을 넣게 되면 FA 보상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등급제 기준 A등급 혹은 B등급이 유력한 선수가 구단과의 협상시 옵트아웃을 '키'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액수의 보상금과 보상 선수 짐을 벗어던지고 홀가분한 몸으로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길이 이미 생겼다.
영입 경쟁이 치열한 경우 선수 측이 '갑'이 될 수밖에 없는데, '김재환 케이스'를 지켜본 선수 입장에서는 부담 없이 4년 후 옵트아웃 조항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규정의 허점을 이용하는 편법. 구단들이 또 한번 머리를 맞대야 할 상황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