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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KIA, 왜 35홈런 거포 보류권 풀었나…"선수 앞길 막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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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어떻게 보면 선수의 앞길을 막을 수도 있지 않나."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완전한 결별을 선언했다. KIA는 25일 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위즈덤을 제외했다. KIA는 재계약 의지가 완전히 없다는 뜻이고, 위즈덤은 KBO리그 잔류 의지가 있다면 나머지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당장 계약이 되지 않더라도 시즌 도중 대체 외국인 선수로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KIA는 지난해 재계약이 불발된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보류권도 바로 풀어줬다. 위즈덤과 소크라테스 모두 KBO리그 적응을 마친 외국인 선수라는 점에서 다른 팀의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될 위험도 있지만, 2년 연속 선수를 배려하는 선택을 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위즈덤은 보류권을 풀어줬다. 어떻게 보면 선수 앞길을 막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위즈덤은 올해 119경기에서 타율 0.236(424타수 100안타), 35홈런, 85타점, OPS 0.856을 기록했다. KIA가 기대했던 30홈런 거포의 면모는 분명 보여줬는데, 득점권에서 홈런은 6개에 불과했다. 솔로 홈런이 22개에 이르렀다. 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 타율 0.207로 저조하니 재계약을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위즈덤은 1루와 3루 수비도 안정적이다. 주전 3루수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올해 30경기밖에 뛰지 못한 큰 변수를 상쇄해 준 게 위즈덤이었다.

KIA는 위즈덤과 내년에도 동행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일찍이 내렸다. 클러치 능력도 문제지만, 시즌 중 2차례나 허리 통증으로 이탈한 것도 고려 사항이었다. 그래도 묵묵히 팀이 원하는 임무를 해준 위즈덤에게 감사를 표했고, 보류권을 풀어 길을 터줬다.

KIA는 다음 시즌 주전 1루수로 오선우를 키울 계획이다.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유격수 박찬호의 공백을 채우는 게 가장 큰 숙제인데, KIA는 외국인 타자를 코너 외야수로 뽑아 타선을 더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다. 내야는 기존 국내 선수들과 아시아쿼터 선수 영입으로 보강할 계획을 갖고 있다.

KIA는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는 보류선수명단에 포함시켰다. 네일은 26일 KIA와 총액 200만 달러(약 29억원)에 계약하며 특급 에이스 대우를 받았고, 올러는 아직 재계약이 확실하진 않은 상황이다. 올러보다 조금 더 강한 2선발 후보가 있다면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심 단장은 "올러도 후보에 있고, 다른 선수도 같이 보고 있다. 상황을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