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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장 미쳤다' 구단들 독과점 에이전시 불만이라고요? 설득력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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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계약을 체결한 이영하. 사진제공=두산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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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0개 구단 사장단이 최근 KBO 허구연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독과점 에이전시의 행태에 대해 항의를 했다. KBO는 조만간 규정을 손 보는 등 구체적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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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특정 에이전시에 대한 구단들의 불만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4~5년 전부터 해당 에이전시가 선수들의 몸값을 과하게 부풀리는 경매식 경쟁 구도를 조성한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물론, 이 하소연은 결국 잡지 못한 팀에서 흘러 나오기 마련이다. 아무리 오버페이여도 목표한 선수를 잡은 팀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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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FA 시장이 절정에 달했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에는 대부분의 반응이 하나같이 "특급 선수가 없다"는 한탄이었다. 예년에는 100억, 150억 이상을 예상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급' 특급 선수가 있었는데, 올해는 S급 선수가 없다는 것이 구단들의 전반적 평가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대어가 없다던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 중심에 두산 베어스, KT 위즈, 한화 이글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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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 사진=KT 위즈
올해를 9위로 마치며 자존심을 구긴 두산은 감독 교체부터 스토브리그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T도 마찬가지. 윈나우를 외치며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 우선 순위와 함께 두둑한 실탄을 준비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한화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큰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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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KT와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던 강백호에게 빠르게 다가가 세자릿수(100억원) 계약을 제시했고, 잡아왔다. 뿐만 아니라 한화는 타 FA 선수들에게도 적극적인 영입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주도하는 FA 시장 계약 체결 몸값은 상식적이지 않다. 납득이 힘든 수준으로 과열돼 있다.

불혹을 앞둔 김현수가 KT 위즈와 3년 50억 전액 보장을 받았다. 올해 OPS가 0.621에 그친 최원준은 타 팀 경쟁도 없이 4년 최대 48억원이라는 믿기지 않는 계약을 따냈다. FA 신청에 우려를 낳았던 선수가 초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2019년 17승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6시즌 동안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불펜 투수 이영하는 27일 두산과 4년 최대 52억원(계약금 23억, 연봉 23억, 인센티브 6억)에 사인을 했다. 이 역시 놀라운 규모다. 타 팀 영입 경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타 팀에서도 이영하에게 50억에 가까운 돈을 주는 것이 과연 맞느냐를 놓고 내부 논쟁이 있었다.

해당 구단들도 할 말은 있다. '그렇게 주지 않으면 우리랑 계약을 하지 않는다는데 어떡하나'라며 울상이다.

김현수. 사진=KT 위즈
평소 구단들은 독과점 에이전시의 협상 행태를 두고, 기다렸다는듯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구단들이 불만을 터뜨릴만 한 이유도 충분히 납득이 가고, 규정 보완이 필요한 것도 맞다. KBO는 현재 심각하게 해당 에이전시를 둘러싼 이슈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심중이다.

하지만, 정작 연일 쏟아지는 FA 계약은 충격적인 수준이다. 구단들의 불만과는 정반대다. '오버페이'란 표현이 적합한 과열양상이다. 독과점 에이전시를 견제해야 한다면서 실제 구단들의 행보는 자신들이 쏟아낸 불만과 180도 다르다.

심지어 FA 계약 선수들이 전부 같은 에이전시 소속인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은 결국 경쟁의 조짐만 보여도 구단들은 선수 측 요구조건을 무조건 들어준다는 뜻이다. 구단 내부에서 설정한 객관적 평가금액 기준은 아무 의미가 없다.

매진된 한화생명 볼파크. 스포츠조선DB
몸값이 과열된 FA 시장에서 끝까지 '오버페이는 없다'며 신중하게 접근하는 일부 구단들도 있지만, 결국 요구 조건을 맞춰주는 다른 구단들이 있으니 선을 넘는 계약을 진정시키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지금 계약을 체결하는 이 금액이 맞나 싶다. 아무리 기사나 여론을 통해 과열됐다는 이야기가 나와도, 결국 그 돈을 주는 구단들이 있으니 진정될 기미가 안보이는 것이다. 여론 역시 처음에는 오버페이를 비난하지만, 결국 원하는 선수를 잡지 못하면 구단들도 욕을 먹는 분위기이다보니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안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규정과 제도 손질. 여론에만 기댈 것이 아니다.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사자인 구단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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