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사면초가에 내몰린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이 또 기록을 썼다.
통계업체 '옵타'는 27일(한국시각) "리버풀이 199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3실점 이상을 기록했다"라고 소개했다. 영국공영방송 'BBC'는 리버풀이 컵대회 포함 3경기 연속 3골차 이상으로 패한 것이 1953년 12월 이후 약 72년만의 일이라고 전했다.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린 PSV에인트호번과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1대4로 충격적인 대패를 당하며 원치 않는 기록을 작성했다.
1992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출범한 해이자, '토트넘 전설' 손흥민(LA FC)이 태어난 해다. 리버풀은 1992년 7월생인 손흥민이 갓 세상에 나온 이후부터 최근까지 33년간 3경기 연속 대량 실점을 한 적이 없다는 얘기다.
리버풀은 10일 맨시티와 23일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0대3 스코어로 연패한 리버풀은 최근 3경기에서 도합 10실점을 기록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인 리버풀은 리그에서 6승6패(18득 20실)로 12위로 추락했고, UCL에서도 3승2패(10득 8실)로 13위까지 떨어졌다. 12위와 13위는 리버풀의 냉혹한 현실이다.
리버풀이 시즌 개막 후 12경기에서 9번 패한 건 1953~1954시즌 이후 무려 71년만이다.
전반 6분 전 토트넘 윙어 이반 페리시치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헌납한 리버풀은 16분 도미닉 소보슬러이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지만, 후반 11분 거스 틸에게 추가골을 내줬고, 28분과 추가시간 91분 쿠하이브 드리우시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슬롯 감독은 팀이 끌려가는 상황임에도 단 두 장의 교체카드만 사용하며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지난시즌 리버풀의 리그 우승을 이끈 슬롯 감독은 두 시즌만에 경질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전 리버풀 미드필더 커티스 존스는 'RTE'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받아들일 수 없을 지경이다. 속으로 화를 내는 단계는 지났다"라고 리버풀의 최근 행보에 분통을 터뜨렸다.
전 리버풀 풀백 스티븐 워녹은 'BBC 스포츠'를 통해 "지금은 상황이 순조롭지 않고 모든 게 어렵게만 느껴진다. 패배가 쌓이고 쌓여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과신 때문일까? 매우 이상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선수들의 투지가 부족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 리버풀 캡틴 스티븐 제라드는 'TN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리버풀과 같은 축구클럽에서 이런 성적을 거두면 변명할 여지가 없다. 팀이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자신감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슬롯 감독이 해답과 안정을 찾지 못하면,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슬롯 감독은 "최근 흐름은 모두에게 충격적"이라고 부진을 인정했다. 그는 "나는 쉽게 충격을 받지 않지만, 이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나를 포함해 모두가 더 잘해야 한다. 나는 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