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는 홈런 타자가 아니라서요. 하하."
이제 LG 트윈스가 아닌 KT 위즈 김현수. 20홈런 타자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김현수는 2006년 데뷔 후 리그 최고 중장거리 타자로 명성을 쌓아왔다. 정확성이야 설명이 필요없는데, 왔다갔다 한 게 홈런.
2009, 2010 시즌 23홈런과 24홈런을 친 뒤 더 많은 홈런을 치겠다며 타격폼을 수정했다 슬럼프가 왔었다. 이후 홈런에서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 2015년 마지막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28홈런을 치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이후 꾸준하게 홈런을 치던 김현수인데, 2023 시즌 홈런수가 6개로 뚝 떨어지며 세월의 한계를 느끼는 듯 했다. 지난해에도 8개였다. 안타수, 타율은 늘 꾸준해도 홈런이 떨어지자 타점도 줄고 뭔가 파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FA를 앞두고 살아났다. 홈런이 12개, 두자릿수로 늘고 타점도 90개를 찍었다. 그동안 김현수의 홈런수에는 '잠실'이라는 디스어드밴티지가 붙었다. 잠실구장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통틀어 그라운드 면적이 가장 넓은 구장이다. 중앙 펜스까지 125m에 좌-우 파울폴대까지 완만한 곡선. 홈런 치기가 정말 힘들다. 잠실에서 20개를 치는 선수는, 구장이 좁은 인천이나 대구를 홈으로 쓴다면 30개 이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그런 김현수가 처음으로 잠실을 떠난다. 두산, LG는 잠실을 홈으로 쓰는 팀이다. KBO리그에서 뛰는 내내 홈이 잠실이었다. 김현수는 KT와 3년 50억원 FA 계약을 맺었다. 이제는 수원 케이티위즈파크가 새 홈이다. 위즈파크도 외야 펜스가 높아 홈런을 치는 게 쉬운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잠실보다는 훨씬 낫다. 김현수가 다시 20홈런 타자로 부활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KT 팬 페스티벌에 참가해 처음으로 팬들과 인사를 나눈 김현수는 "사실 잠실을 떠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며 "나도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홈런에 대해 김현수는 "야구장 문제는 아니었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올해 조금 괜찮아졌다. 그 원동력이 된 부분을 스스로 알고있다. 그러니 내년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 아프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현수는 이어 "그동안 홈런 칠 수 있다고 늘 얘기해왔다. 그런데 나는 사실 홈런 타자가 아니다"라며 웃었다. 그리고는 "홈런 타자가 아니라 더 정확한 타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마지막으로 KT팬들의 기대감에 대해 "기대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또 부담을 느낄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늘 야구장에 오면서 욕 먹는다는 생각으로 왔다. 욕을 덜 먹게 하자는 게 목표다.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며 "올해 KT가 가을야구를 못갔으니, 가을야구는 무조건 가야한다. 나 혼자 할 수있는 건 아니다. KT가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알고 있다. 그 자유로움 속 긴장감 있는 팀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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