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이준호(35)가 "'태풍상사' 시청률 10% 돌파, 계속 넘을락 말락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장현 극본, 이나정·김동휘 연출)에서 IMF라는 폭풍 한가운데에서도 포기를 모르는 초짜 사장 강태풍을 연기한 이준호. 그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태풍상사'의 출연 과정을 설명했다.
이준호는 "'태풍상사' 대본을 받아본 게 지난해 6월이었다. 지난달 마지막 방송까지 나에겐 1년 이상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애정을 많이 준 작품이었다.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였지만 '태풍상사'는 내게 유난히 여운을 많이 남기게 한 작품이라 보내기 아쉽다. 방송이 끝난 지금도 여운이 남아 있는 상태다"며 "감사하게도 마지막회에 시청률을 10% 넘기니까 좋았다. 사람인지라 내심 시청률이 10% 넘길 바랐는데 계속 넘을락 말락 고비가 있었다. 마지막회에 '드디어 넘었구나' 싶었다. 물론 같이 작업을 했던 배우 동료들이나 작가, 감독 모두가 100%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은 없다. 늘 아쉬움은 남지만 그럼에도 '태풍상사' 마지막회 이야기는 가장 만족스럽게 잘 정리된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태풍상사' 첫인상에 대해 이준호는 "처음 출연 제안을 받고 대본을 받아 볼 때 이미 4부까지 대본이 나와 있었다. 이 작품을 하게 된 결정적 포인트는 아버지 강진영(성동일)의 사망 소식에 병원으로 달려오는 태풍과 동시에 IMF 구제금융 신청을 발표하는 뉴스가 흘러나오는 1부의 엔딩신이었다. 요즘 대부분 모든 드라마가 그렇지만 1부에 작품이 가고자 하는 길이 담겨있지 않나? '태풍상사'도 IMF를 맞이한 뒤 인물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고하는 서사가 잘 녹아있었다. 한마디로 대본이 마음에 들었다. 생각해 보면 늘 우리는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힘들었던 때가 늘 있다. 요즘도 마찬가지다. 과거 IMF 시절을 경험한 분들은 '태풍상사'의 이야기를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고 당시에 어떤 마음으로 위기를 이겨냈는지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IMF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겐 과거를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연결고리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요즘 드라마에서 담지 않는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숏폼 콘텐츠가 대세로 자리 잡은 시대에 12부작이 아닌 16부작 드라마에 도전한 이준호의 과감한 패기도 남달랐다. 그는 "애초에 16작으로 기획된 작품이었고 개인적으로도 그 부분이 좋았다. 요즘 드라마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횟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한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횟수가 줄어들면 작품을 좋아하고 캐릭터를 사랑하게 될 때 이별하게 되는 것 같아 그 부분이 늘 아쉬웠다. '태풍상사'는 긴 호흡에 요즘 같지 않은 템포로 천천히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태풍상사'는 1997년 IMF,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의 사장이 되어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준호, 김민하, 김민석, 권한솔, 이창훈, 김재화 등이 출연했고 장현 작가가 극본을, '쌈, 마이웨이' '좋아하면 울리는' '마인'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의 이나정 PD가 연출을 맡았다. 지난달 30일 종영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