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좋다. 기회를 줘야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만난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 캠프를 돌이키며 한 선수 얘기를 꺼냈다.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해, 다른 때보다 일찍 떠났던 마무리 훈련. 이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선수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18세 신인 이강민. KT가 신인드래프트 2라운에서 뽑은 유신고 출신 유격수다.
KT는 지난해 FA 시장에서 주전 유격수 심우준을 놓쳤다. 군에 다녀오자마자 반 시즌만 뛰고 한화 이글스로 떠났다. 심우준이 없을 때부터 유격수 자리가 고민이었다. 베테랑 김상수가 유격수와 2루 자리를 오가며 분투해줬지만 공-수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줄 유격수가 필요했다.
그래서 KT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1번은 FA 시장에 나올 박찬호를 잡는 것이었다. 실탄도 넉넉하게 준비했고, 정성을 쏟았지만 박찬호는 '서울 메리트'가 있는 두산 베어스행을 선택했다.
FA라는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에, 신인드래프트에서도 가장 좋은 유격수 자원을 조기 순번에 뽑는 전략도 준비했다. 그래서 1라운드는 거르기 힘든 투수 박지훈을 뽑고, 2라운드에서 곧바로 이강민을 선택했다. 보통 구단들은 3~4라운드까지는 투수 위주 지명을 한다. 야수가 2라운드에 뽑혔다는 건, 그 포지션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강민은 드래프트에 나오기 전부터 유격수 수비는 '초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도 고등학생. 이 감독은 마무리 캠프에 가기 전 이강민에 대해 반신반의 했는데, 실제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눈에서 하트가 매일같이 튀어나왔다고. 이 감독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봐야하겠지만, 지금 모습만 유지한다면 내년 당장 1군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연습 뿐 아니다. 대만에서 열린 3개국 초청 대회에서 실전을 뛰는 모습까지 보고 내린 평가다.
KT 구단 내부에서는 당연히 박찬호 능력치를 보여주지는 못하겠지만, 박찬호를 놓친 설움을 이강민이 어느정도 풀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을 정도다. 일단 공격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수비에서만이라도 능력치를 보여주면 대성공이다. KT는 FA 시장에서 김현수와 최원준을 잡으며 상위 타순 강화에 성공했다.
이강민은 "프로 훈련 캠프 참가는 처음이라 재미있었다. 신기함의 연속이었다. 그러면서 소속감이 생겼고, 프로 선수가 됐다는 책임감도 동시에 들었다"고 마무리 훈련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강민은 이어 "감독님께서 수비보다 공격쪽으로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 공도 직접 올려주시고, 외야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날리는 방법을 알려주셨다"고 했다. 왜 수비 얘기는 안했을까. 할 필요가 없어서였다. 잘하기 때문에. 이강민은 "솔직히 수비는 나도 자신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강민은 마지막으로 "선배님들께서 훈련하는 내내 많이 도와주셨다. 그래서 적응을 잘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가면 더 많은 선배님들을 만나뵙게 될텐데, 너무 기대가 된다. 내 장점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게 준비하겠다. KT라는 팀에 잘 스며들어,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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