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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은 이미… 결국 한꺼번에 발표하지 못했다...'기간 합의' 강민호는 왜? 도장 못 찍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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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내부 불펜 FA들을 모두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태훈은 3+1년 최대 20억원, 이승현은 2년 최대 6억원에 삼성에 남았다.

삼성은 18일 "내부 FA 투수 김태훈과 계약을 마쳤다. 전천후 불펜투수인 김태훈은 계약 기간 3+1년, 계약금 6억원, 연봉 3억원, 연간 인센티브 5000만원 등 최대총액 20억원에 조건에 사인하며 라이온즈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됐다"고 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삼성은 "이승현은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2억원, 연봉 1억5000만원, 연간 인센티브 5000만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김태훈은 필승조는 물론 롱릴리프까지 불펜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능력을 입증했다는 점, 베테랑으로서 구원진 안정에 꾸준히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FA 계약을 추진해왔다"고 이유를 밝혔다. "베테랑 투수로서 추격조에서 필승조까지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고, 팀 내 오른손 불펜투수 가운데 좌타 상대 경쟁력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두 불펜 투수 잔류에 성공하며 집토끼 단속을 한 삼성. 딱 하나 큰 산이 남았다. 포수 강민호다.

강민호와 협상을 진행중인 삼성은 당초 세 선수 모두 계약을 마친 뒤 일괄 발표하려는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강민호의 계약이 길어지면서 일단 두 투수 계약만 발표했다.

계약 타결은 김태훈→이승현→강민호 순이었다. 계획대로라면 강민호로 마침표를 찍으려 했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일괄 발표는 어려워졌다. 교착상태지만 강민호의 협상타결 전망이 어두운 건 아니다. 잡으려는 의지도 강하고, 남고자 하는 마음도 크다.

결국 기간과 액수, 즉 세부 조건의 문제다. 기간을 줄이면 액수가 오르고, 액수를 줄이면 기간이 늘어나는 방정식을 둘러싼 핑퐁게임이다.

리그 최고의 포수로 올시즌까지 건재함을 보여준 강민호로선 최대한 긴 계약기간을 보장받고 싶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간이 길어질 수록 미래가치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이 있는 구단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줄다리기 끝에 기간은 합의점을 찾았다. 다만, 구단이 원하는 안대로 기간을 조정한다면 선수 측 입장에서는 총액을 늘리든 보장 액수를 늘리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원할 수 밖에 없다. 서로를 원하는 강민호와 삼성의 세부 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이유다.

분명한 사실은 파국으로 갈 상황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2026년 강민호의 유니폼은 푸른색 삼성 유니폼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삼성은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급 포수 박세혁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백업 포수 장승현을 확보했다. 이병헌 김재성 김도환 등 기존 백업 포수들도 건재하다. 하지만 이 모든 포수자원 확보가 강민호의 부재를 전제로 한 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노장포수 강민호의 가치를 극대화 하기 위한 빌드업 과정이었다. 강민호는 2018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최근 5년은 120경기 이상씩 꼬박꼬박 출전했다. 올시즌은 127경기를 뛰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진 가을야구에는 전 경기 주전포수로 마스크를 썼다.

불혹의 포수라고 믿기 힘든 내구성을 자랑하는 선수. 그 덕분에 전인미답의 4번째 다년 FA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내년이면 마흔이 넘는 만큼 아무리 건강한 '금광불괴' 강민호라도 마스크를 나눠써야 한다. 그래야 부상 없이 보다 완벽한 컨디션으로 출전 경기마다 공수 활약을 통해 팀 승리를 이끌 수 있다. 내년 삼성의 목표인 우승을 위해서도 주전포수 강민호의 건재함이 필요하다.

강민호의 삼성 잔류라는 방향성과 공감대가 확실한 상황. 계약은 기정사실이지만, 마지막 패를 맞출 시간은 살짝 더 필요해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