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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리뷰]'너한텐 질수 없지!' KCC '라건아 더비'서 가스공사에 한풀이…리그 4연승+가스공사전 3연승, 23득점 라건아 '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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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1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부산 KCC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3라운드 맞대결은 어쩌다가 관심 폭발, '빅매치'가 됐다.

'라건아 더비', '4억원 매치'라는 우스개 별칭이 붙었다. 최근 커다란 파문을 몰고 온 '라건아 세금 분쟁' 사태가 본격화 된 이후 처음 열린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이날 대결은 KCC의 88대84 승리, 박빙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경기 시작 전부터 '라건아 분쟁 사태'로 인해 주변 분위기는 흥미진진했다.

올 여름 한국가스공사에 입단한 라건아가 2024년 시절 소득세에 대해 KCC 구단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한국가스공사의 한국농구연맹(KBL) 규정 위반 계약에 대해 KCC가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게 사태의 요지다.

KCC는 한국가스공사의 규정 위반에 대한 재정위원회를 신청하고, 라건아와의 소송전 패소 시 한국가스공사 상대 구상권 청구 소송을 내기로 하는 등 '끝까지 간다'를 천명한 상태다. 라건아로 촉발된 두 팀의 갈등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사실 두 팀은 지난 2라운드(11월18일)에서 이미 '혈투'를 치렀다. 연장 접전 끝에 KCC가 94대93으로 승리했다. 당시 라건아의 소송 사태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KCC는 소송건을 통보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한국가스공사에게는 절대 지면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후 사태가 공개돼 농구계가 시끄러운 상황에서 다시 만났으니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두 팀 감독은 경기 시작 전, 몹시 조심스런 자세를 보였다.

라건아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상민 KCC 감독은 침묵으로 대신했고,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경기 외적인 부분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경기에 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색한 만남'이 된 가운데 또다른 관전포인트도 흥미를 더했다. 3연승 중인 KCC는 올시즌 한국가스공사와의 맞대결에서 1, 2라운드 전승을 했다.

리그 3위 KCC가 9위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심리적 우세일 것으로 보였지만 꼭 그렇지는 않았다. 핵심 전력 최준용이 부상 복귀 1경기 만에 부상으로 결장했다. 설상가상으로 든든하게 부상 공백을 메워왔던 장재석마저 발목 부상으로 빠졌다. 게다가 한국가스공사는 KCC와의 원정경기 3연승을 할 정도로 부산에 와서 크게 주눅들지 않았다.

'라건아 이슈'때문에라도 꼭 이기고 싶었지만 녹록지 않은 팀 사정 속에 '빅매치'를 시작한 KCC는 경기 초반부터 접전을 이어가며 팬들에겐 보는 재미를 안겼다. 한국가스공사도 초반부터 맞불을 놓으면서 24-24로 1쿼터를 마친 두 팀은 2쿼터에도 난타전을 벌이며 서로 기선을 내주지 않았다. 최고 관심 대상인 라건아가 전반 12분 동안 12득점, 5리바운드로 활약한 반면 숀롱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김준일의 포스트 공략에 연신 당하며 장재석의 부재를 절감했던 KCC였다.

3쿼터에도 접전을 이어졌다. 쿼터 초반 KCC가 10득점을 한 반면 2실점으로 막으며 57-50으로 앞서가는 듯했지만 한국가스공사가 라건아, 벨란겔의 외곽포를 앞세워 추격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라건아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활약을 이어간 덕에 한국가스공사는 3쿼터를 67-66로 역전에 성공한 채 마쳤다.

하지만 '라건아 이슈'때문이라도 패하지 않겠다는 KCC의 의지가 끝까지 강했다. 4쿼터 초반 윌리엄 나바로의 깜짝 활약으로 승기를 잡은 KCC는 허웅, 숀롱의 위기 관리능력을 앞세워 끝내 웃었다. 라건아는 이날 23득점, 10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클러치 상황에서 코트를 지키지는 못했다.

이로써 KCC는 리그 4연승과 함께 올시즌 상대 전적 3연승을 질주했고, 한국가스공사는 2연패를 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