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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개인별 유방암 위험도가 크게 다른 상황에서 이처럼 획일적인 연령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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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유방암 위험도를 평가해 검진 주기와 방법을 달리하는 검진이 기존의 연 1회 정기 검진과 비교해 안전성과 효과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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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나눠 한 그룹(1만4천160명)에는 기존처럼 연령 기준에 따라 매년 유방촬영술을 시행하고, 다른 그룹(1만4천212명)에는 개인별 위험도 평가 결과에 따라 검진 시기·빈도·방법을 달리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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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에 따라 가장 위험이 낮은 그룹은 50세까지 유방촬영술을 미루도록 했으며, 평균 위험그룹은 2년에 한 번, 위험이 높은 그룹은 매년, 가장 높은 위험그룹은 나이와 관계없이 6개월마다 유방촬영술과 자기공명영상(MRI)을 번갈아 시행토록 했다.
분석 결과 유방암 발견율과 종양 크기, 림프절 전이 여부 등에서 두 그룹 간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진행된 병기에서 유방암이 발견될 가능성은 위험도 기반 검진 그룹이 더 낮았다. 다시 말해, 일부 여성의 검진 빈도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더 늦은 병기에서 암이 발견되는 상황은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검사 결과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유전적 변이를 가진 여성의 30%는 가족력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방식대로 가족력이 있는 사람만 정밀 검사를 했다면, 정작 고위험군인 여성 10명 중 3명은 사각지대에 놓였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를 이끈 로라 에서먼 교수는 논문에서 "유방암을 더 이상 단일 질환으로 보지 않으면서, 검진만 모든 여성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면서 "위험을 평가하고, 검진뿐 아니라 위험 자체를 줄이는 전략이 함께 가야 한다"고 밝혔다.
논문 발표 이후 유방암 전문가들의 반향도 크다.
미국 예일대 암센터 에릭 와이너 소장은 "암 검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연구"라고 논평했다.
위험도 기반 검진이 저위험군의 불필요한 검사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위험군에는 더 집중적인 감시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공중보건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유전자 분석을 통한 유전적 위험 점수의 평가가 보편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대병원 유방외과 한원식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맞춤형 검진이 안전하면서도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검진을 집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러한 맞춤형 검진이 조만간 미국의 검진 가이드라인을 변화시키고 이후 우리나라 유방암 검진 체계에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는 "미래의료의 핵심이 개인별 맞춤형 예방의료라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연구결과"라며 "다만 서구인과 유방암 발병 나이, 호르몬 수용체양성 유방암 발생율, 식이습관 등 위험요인이 다른 만큼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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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