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9곳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 속에 미국에 판매하는 주요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들 제약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 기업은 자사의 주요 의약품을 최혜국(MFN) 수준으로 인하해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약값 인하를 발표한 제약사는 암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베링거인겔하임, 제넨테크, 길리어드사이언스, GSK, 머크, 노바티스, 사노피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전 세계 어느 나라든 가장 낮은 가격이 적용되는 국가의 가격을 미국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관세를 활용하지 않았다면 이런 합의를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약값을 낮추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함으로써 제약사들과 각국 정부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번 조치로 "의료비를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내년부터 미국의 약값은 빠르고 크게 내려갈 것이고 머지않아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 보건의료 역사상 환자 부담 완화 측면에서 가장 큰 승리"라며 "모든 미국인 한명 한명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별도 자료에서 이번 합의에 따라 제2형 당뇨병, 류머티즘 관절염, 천식, B·C형 간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특정 암 등 고비용 및 만성질환 치료제 가격이 인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 제약사 9곳은 미국 내 제조 분야에 최소 1천500억 달러(약 222조1천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앞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 일리, 노보 노디스크도 미국에 대한 약값 인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기준 세계 최대 제약사 17곳 중 14곳이 (약값 인하에) 동의했다"며 "사실 나머지 세 회사도 동의한 상태이며 다음 주 다른 일정으로 합류할 것이다. 존슨앤존슨도 그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음 주 중 대형 보험회사들과 별도의 회의를 열어 미국의 보건의료 비용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부자 이민 프로그램인 '트럼프 골드 카드'가 지금까지 13억 달러(약 1조9천250억원) 규모로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달 10일 신청을 받기 시작한 트럼프 골드 카드는 1백만 달러(약 14억7천만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 혹은 체류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전체 판매 금액을 봤을 때 지금까지 1천300명 이상이 카드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 행사에서 골드 카드와 관련해 "이제는 기업들이 카드를 구매해 인재를 미국에 데려와서 미국에 머물게 할 수 있다"며 "이 돈은 전액 미국의 부채를 줄이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고용 지표가 악화한 데 대해선 연방정부 인력 감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4.6%로 2021년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그는 실업률 지표에 대해 "우리가 전례 없는 규모로 정부 인력을 감축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몇 달간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의 100%는 모두 민간 부문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불필요한 연방정부 일자리를 늘리기만 하면 실업률을 2%, 1%, 거의 0%까지도 낮출 수 있지만, 그런 일자리들은 사실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들"이라며 "우리가 하는 방식이 국가를 위대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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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