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오타니 카드 1장=로또 1등 3장'
단 한번의 행운으로 '인생역전'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한국 로또는 사는 것보다 미국 메이저리거 카드를 수집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희박한 당첨확률을 뚫고 국내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것보다 희귀한 메이저리거 카드를 뽑아 경매로 파는 쪽이 더 큰 돈을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런 초대박 행운은 LA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2연패로 이끈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특별 한정판 카드'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미국의 11세 쌍둥이 아이들이 뽑은 특별 한정판 오타니 카드가 국내 로또 1등의 거의 3배에 가까운 고가에 낙찰됐다. 무려 300만달러(약 44억원)다. 역대 LA다저스 선수 카드 중 최고가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의 사인이 들어간 톱스 크롬 골드 로고맨 카드가 목요일 밤 경매에서 300만달러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골드 로고맨'이란 MVP나 사이영상, 신인왕을 수상한 선수들의 유니폼에만 들어가는 황금색 MLB 로고 패치를 뜻한다.
MLB닷컴은 '이 골드 로고맨 카드는 세상에 유일한 특별 카드다'라고 설명했다. 이 카드에는 오타니의 친필 사인과 함께 골드 로고맨 패치가 부착돼 있다. 오타니가 2024년 MVP 수상 이후 올해 처음으로 달았던 골드 패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올해부터 주요 타이틀 홀더에게 예우 차원에서 특별 골드 로고맨 패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 카드에 부착된 패치는 실제 오타니가 착용했던 것이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가 2025년 4월 29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입고 나온 유니폼에 부착했던 것이다. 오타니는 이날 시즌 7호 홈런을 날렸다.
이 패치를 메이저리그 선수카드를 제작하는 톱스(topps)사가 입수해 특별 카드로 제작했다. 오타니의 사인이 함께 들어가 있다. 벌써 엄청난 희소성이 담겨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카드를 뽑은 행운의 주인공은 평범한 10대 형제였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거주하는 한 가족이 오타니 카드를 획득했다. 아버지 피트 앤더슨과 함께 야구카드 수집을 취미로 삼은 11세 쌍둥이 아들형제 콜튼, 헨리가 행운을 거머쥐었다. 아이들이 직접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경매사이트의 케빈 레인 부사장은 MLB닷컴을 통해 "원래 이 가족은 카드를 수집하는데, 워낙 이 카드의 예상 판매가가 높게 나와 결국 팔기로 했다. 카드 자체보다 이를 얻은 경험이 더 소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타니 골드패치 특별한정판 카드'의 가격은 경매에 나오자마자 무섭게 치솟았다. 만 하루(24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100만달러를 돌파했고, 결국 수수료 포함 300만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실제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역대 1위는 베이브 루스의 1914년 볼티모어 루키카드다. 무려 403만달러(약 60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