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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과 한솥밥? 레전드 호칭 받은 '가을영웅', 새둥지 찾았다…'홈런공장' 압박감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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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때 LG 트윈스의 가을무대에서 빛났던 '엘동원'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KBO 역수출 신화로 우뚝 서면, '코리안 메이저리거' 김하성과 함께 뛰는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미국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21일(한국시각)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했다고 전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시즌 막판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몸담았지만, 빅리그 맛은 보지 못한채 트리플A 버팔로에 머무르다 올시즌이 끝난 후 FA가 됐다.

다행히 애틀랜타와 계약하며 '미아' 위기는 벗어났지만, 에르난데스의 계약은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2026시즌 애틀랜타 주전 유격수가 유력한 김하성과 한무대에 서려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

2024년 프로야구 가을 무대에서 역대급 임팩트를 남겼던 에르난데스다. 2018~2022년에는 마이애미 말린스에 몸담았다. 이후 뉴욕 메츠와 LA 다저스를 거쳐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던 2024년 7월, LG 트윈스로 뱃머리를 튼 게 뜻밖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LG에서 6시즌을 뛴 장수외인 케이시 켈리를 대신한 자리. 자칫하면 원망만 듣기 십상이었지만, 정규시즌에서의 준수한 활약에 이어 포스트스시즌에는 불꽃 같은 낭만을 불사르며 팬들을 울렸다.

후반기 11경기(선발 9) 47이닝을 소화하며 3승2패 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한 정규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불펜으로 이동한 포스트시즌은 달랐다. 에르난데스는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투혼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팀 통틀어 유일한 전경기 등판 투수였다. 2차전 1⅔이닝 홀드, 3차전 6-5 1점차 터프세이브, 4차전 2이닝, 5차전 시리즈를 마무리짓는 세이브까지, 말 그대로 LG의 수호신 역할을 하며 '엘동원'이란 명예로운 호칭을 얻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LG는 비록 졌지만, 3차전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는 괴물 같은 활약으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총 6경기 11이닝 무실점, 177구 15K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아쉽게도 LG와의 인연은 길지 못했다. 4월부터 일찌감치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고, 돌아온 뒤에도 부상과 부진을 거듭한 끝에 방출됐다.

프로야구 통산 성적은 23경기 7승 6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4. 성적 대비 인상적이었던 가을 퍼포먼스로 팬들의 가슴에 깊게 남은 선수다. 방출될 때도 LG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속내를 전하며 웃는 얼굴로 떠난 그다.

공교롭게도 LG는 대체 외인 앤더스 톨허스트로 또 대박을 치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품에 안았다. 최근 3년간 2번의 우승을 차지했는데, 에르난데스는 하필 우승하지 못한 시즌에 빛난 만큼 그 활약상이 다소 묻힌 감이 있다.

에르난데스는 퇴출 후 토론토에서 평균자책점 7.91로 부진한 끝에 방출됐고, 내년은 새 소속팀 애틀랜타 트리플A에서 출발한다. 만약 메이저 콜업이 이뤄지면 'FA 3수'로 1년 2000만 달러에 애틀랜타 잔류를 택한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게 된다.,

빅리그 통산 99경기(선발 49) 303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홈런 73개를 허용했다. 현지 매체들은 에르난데스에 대해 '홈런 허용률이 높은 투수다. 선발투수든 불펜이든, 홈런을 자주 맞다보니 활용폭이 좁아진다'라고 지적했다. 에르난데스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또한번 빅리그의 꿈을 키울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