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노시환이 바로 도장 찍을 필요가 없겠네.
생각지 못한 FA 시장 '큰손'이 등장할 것인가.
키움 히어로즈발 초대형 변수가 등장했다. 무조건 돈을 써야하는 상황이다. 대어급 선수들이 키움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송성문이 메이저리그에 간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최종 계약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고, 이변이 없는 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는다.
키움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애매한 처지가 됐다. 소속팀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간다는 것 자체로 경사다. 포스팅 보상금까지 수십억원을 받는 것도 좋다. 올시즌 중 6년 총액 120억원 전액 보장 다년 계약을 체결해줬는데, 사실 잘한 계약인가 걱정을 할 일도 없어졌다. 기쁜 일로 계약 폐기다. 그런데 당장 송성문이 빠지면 타선에 칠 사람이 없다.
그리고 또 하나 문제가 있다. 바로 샐러리캡이다.
KBO리그 이사회는 최근 샐러리캡 하한 제도를 도입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돈을 너무 쓰지 않아 리그 불균형을 초래하는 구단 운영을 막기 위해서다. 타깃은 명확했다. 키움이었다. 선수를 키워 팔고, 젊은 선수 위주 운영을 하는 키움. 매년 샐러리캡 사용률 꼴찌였다. 올해만 해도 상위 40명 연봉 합계 금액이 발표됐는데 키움은 43억8756만원으로 압도적 최하위였다. 1위 삼성 라이온즈가 132억700만원, 바로 위 9위 NC 다이노스가 89억4777만원임을 감안하면 얼마나 큰 차이인지 알 수 있다.
키움은 이제 2027 시즌부터 60억6538만원을 써야한다. 또 이 금액은 3년간 매년 5%씩 오른다. 이 금액을 못채우면 벌금이다. 유소년 발전 기금으로 내야 한다. 벌금을 낼 바엔 선수를 영입해 규정을 지키는 게 맞다.
그래서 송성문의 다년 계약을 추진한 측면도 분명히 있었다. 샐러리캡 하한 제도 논의가 본격화될 때 계약이 터져나왔다. 6년 120억원이니, 년간 20억원 정도를 채울 수 있었다. 공교롭게 액수가 절묘하게 맞았다.
그럼 키움이 내년 FA 시장에서 돈을 쓸 가능성이 충분히 생긴다. 최소한의 전력 보강도 해야하고, 샐러리캡도 채워야 한다. 당장 송성문이 빠진 3루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젊은 거포 노시환(한화)이 예비 FA다. 어깨 부상으로 내년 시즌 중반에야 돌아올 수 있는 안우진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후, 2027 시즌 승부를 보려면 분명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
이렇게 돈을 쓸 수 있는 팀이 늘어나는 건 예비 FA 대어들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다. 경쟁이 있어야 몸값이 오른는 건 당연한 시장 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키움의 입장은 어떨까. 허승필 단장은 "이제 막 송성문의 진출이 결정됐다. 여러모로 구단 운영 방안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하며 "샐러리캡 하한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샐러리캡을 채울지, 최악의 경우 벌금을 낼지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시장과 팀 상황 등을 고루 반영해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하며 조심스러워했다. 하한선을 채우지 못하면 첫 해에는 미달분의 30%, 2회 연속 미달 시에는 미달분의 50%, 3회 연속 미달 시에는 미달분의 100%를 유소년 발전기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