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배치 후 우크라이나군에 항복…동영상 통해 본국 도움 요청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러시아에서 공부하던 인도의 한 젊은이가 러시아 경찰이 꾸민 것으로 추정되는 마약사건에 연루돼 입대를 강요받고 전선으로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장에 배치된 후 곧바로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했다면서 자신이 조속히 귀국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인도 정부에 호소했다.
22일 인도 매체 NDTV에 따르면 인도 서부 구자라트 출신 사힐 모함마드 후사인은 최근 동영상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동영상에 따르면 후사인은 지난해 학생 비자로 러시아에 공부하러 갔다가 러시아 경찰에 의해 거짓 마약사건에 연루됐다.
이어 러시아군에 입대하면 혐의가 없는 것으로 해주겠다는 경찰 측 회유와 강요에 떠밀려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15일간 훈련을 거쳐 전방에 배치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 군으로 넘어가 항복했다.
후사인은 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힌 상태에서 만들어진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조속한 귀국을 위해 인도 정부가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동영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인도를 방문했다"면서 자신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인도 정부가 푸틴 대통령에게 이야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가려는 인도인들이 자신처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구자라트에 있는 후사인의 어머니에게 해당 영상을 보내 인도인들이 러시아 측에 속아 군 복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NDTV는 전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안전한 귀가를 보장해달라고 최근 델리의 한 법원에 청원을 낸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일 1박2일 일정으로 인도를 국빈 방문해 국방 등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무부 차관은 푸틴 대통령 방문 결과에 관한 브리핑에서 인도인들이 속아 러시아군에 입대하게 된 문제에 관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언급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측의 취업 사기 등으로 넘어가 러시아군에 편입된 인도인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소 202명으로 집계됐다고 인도 외무부는 최근 발표했다.
이들 가운데 119명은 인도 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조기 전역한 뒤 귀국했고, 적어도 26명은 숨지고 7명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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