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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섭 충북대 총장, 한국교통대와 통합 무산 위기에 사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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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대 "매우 유감…기존 합의 구조 안에서 통합 기조 변함없어"

(청주·충주=연합뉴스) 천경환 김형우 기자 = 글로컬대학30 사업 관련, 충북대학교와 국립한국교통대학교 통합이 표류하는 가운데 고창섭 충북대학교 총장이 두 대학 간 통합 무산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상대방인 한국교통대는 "유감스럽다"면서도 통합 추진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고 총장은 22일 구성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지난 3∼4일 (교통대와의 통합 찬반) 투표에서 교수·직원·학생 3주체 모두의 반대라는 결과가 확인됐을 때 그 뜻을 존중하고 총장직을 사직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총장으로서 마지막까지 감당해야 할 책무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더 넓게 이해를 구하지 못했던 점은 불찰"이라며 "지금도 가장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즉각적인 사퇴 요구 속에서도 대학 통합 논의의 불씨를 살리고자 백방으로 애를 썼다"며 "내년 2월 말 이전에 재협상과 재투표를 통해 통합을 마무리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는 로드맵을 교수회와 학장단에 여러 차례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통합 관련 모든 일정을 마무리해야 한다. 교수 직원 학생 3주체의 의견을 반영한 재협상 대표단을 조속히 구성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두 대학의 통합 찬반 투표 결과 교통대와는 달리 충북대 구성원 3주체는 모두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교내에서는 통합 작업을 이끈 고 총장에 대한 사퇴 여론이 들끓었고, 고 총장은 지난 11일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11일 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2023년 11월 두 대학은 물리적 통합을 전제로 교육부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됐다.

글로컬대학30은 2027년까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할 비수도권 대학 30곳을 선정해 대학당 5년간 1천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는 지난해 6월 통합에 합의한 뒤 세부 통합 방안을 두고 협상을 이어왔으나,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해 지난 5월 사업 연차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충북대 내 반대 표심으로 통합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내년 평가에서도 등급 상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차례 이상 D등급 평가를 받으면 글로컬대학 지정이 취소되고, 그간 받았던 관련 사업비도 반환해야 한다.
고 총장 사퇴와 관련해 한국교통대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충북대 총장의 사직과 이에 따른 통합 추진 리더십의 공백은 그간 논의에 대한 연속성을 상실하게 할 수 있어 상대방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그럼에도 글로컬대학 사업의 핵심 지표인 대학 통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충북대도 조속한 시일 내 학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통합 승인 절차를 마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드시 충북대를 정당하게 대표하는 공식 협상단이어야 하고 추가 논의는 기본적으로 기존 합의 구조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기존 합의가 형성된 배경이 배제된 채 재논의될 수 없기에,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는 협상단과는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kw@yna.co.kr
vodcast@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