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시아쿼터 투수가 3선발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이 선수의 성공 여부에 따라 팀 성적도 달라진다.
SSG 랜더스는 2026년 아시아쿼터 선수로 일본프로야구(NPB) 출신 일본인 투수 다케다 쇼타를 영입했다. 1993년생 우완 투수인 다케다는 고교 졸업 후 신인드래프트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1순위 지명을 받았던 대형 기대주 출신이다.
NPB 통산 성적은 154경기 66승48패 1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34. 특히 2015~2016시즌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고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면서 최전성기를 누렸다. 국가대표로도 발탁되면서 '사무라이 재팬'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올해까지 소프트뱅크에서 '원클럽맨'으로 뛰었던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2024년 4월 오른쪽 팔꿈치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이후 1군 경기에는 올라오지 못했고, 재활을 거쳐 2025시즌이 끝난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150km이 넘는 빠른 공을 던진 우완 정통파 투수로 타점이 높고, 낙차 큰 커브, 위력적인 포크볼이 장점이다. 다만 부상 이력이 있는데다 팔꿈치 수술 이후 이전만큼 강한 공을 뿌리지 못하면서 끝내 방출 통보를 받은 투수다. 다만 올해 소프트뱅크에서 받았던 연봉이 1억5000만엔(약 14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팀내 입지가 확실히 있었던 선수다.
그는 방출 통보를 받은 후, 한국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는 각오로 SSG의 계약 제안을 받아들였다. 계약을 하러 직접 한국에 건너와 랜더스필드 운동 시설들을 살펴보고, 이숭용 감독과 스태프들을 만나기 위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현장까지 직접 찾아갔을 정도로 벌써 팀에 녹아들기 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SG는 다케다를 선발 자원으로 보고 계약했다. 이숭용 감독은 "외국인 투수 2명과 다케다, 김광현, 김건우 이렇게 5명을 기본적인 선발 로테이션 후보로 두고, 신인 김민준을 비롯해 선발 후보들이 경쟁을 펼치면서 로테이션을 채울 예정"이라고 기본 구상을 밝혔다.
사실 다케다의 2026시즌 활약상은 아직 물음표다. 팔꿈치 재활에만 1년이 넘는 시간을 쏟아부었고, 2시즌 동안 1군 등판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낯선 KBO리그에서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장담을 하기는 힘들다. 변수가 많다.
하지만 SSG는 다케다가 워낙 정교한 투구를 하는데다, 올해 직접 확인한 구위나 투구 내용이 좋았던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다케다의 투구 스타일이 KBO리그의 ABS를 완벽하게 활용할 수 있고, 토미존 서저리가 수술 후 1년차보다 2년차때 대부분 투수들의 경과가 좋은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전성기에 못지 않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다.
일단 선수의 의욕이 충만하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개인 운동도 자비로 고가의 장비를 들여 할 정도로 야구에 진심인 다케다는 한국에서의 새로운 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스스로도 아시아쿼터로 만족하는게 아니라, 좋은 성적을 내고 정식 외국인 선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만큼 많은 것을 보여주고싶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현재 새 외국인 투수 드류 버하겐을 영입했고, 나머지 한자리가 미확정인 SSG는 다케다가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준다면 마운드의 힘 자체가 달라진다. 올해 선발진의 아쉬운 이닝 소화력, 부진에도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만큼 내년에는 그 이상을 바라볼 수도 있게 된다.
하지만 다케다가 부진하다면, 유망주 투수들이 돌아가며 로테이션을 채우는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선발 5자리 중 한자리의 구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첫 도입되는 아시아쿼터인만큼 다케다가 실제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향후 계획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본격 합류한 이후 실체가 드러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