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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는 '마차도 공화국'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야구만큼 중요한, 송성문 '생존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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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송성문 생존의 조건, 마차도 라인에 올라탈 것?

지난해 초 미국 애리조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프링캠프를 취재할 때다. 미국은 훈련 전, 후 선수 라커룸이 취재를 위해 개방된다. 현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이던 김하성의 라커는 '슈퍼스타' 매니 마차도 바로 옆쪽이었다. 클럽하우스 입구 바로 옆, 가장 한가운데 쪽이었다. 반대로 신입 고우석은 한참이나 바깥쪽으로 떨어진 곳에 마이너 투수들과 붙어있었다. 라커 위치만으로도 김하성의 팀 내 위상을 알 수 있었다.

클럽하우스 뿐 아니다. 훈련장에서도 마차도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종목을 막론하고 프로스포츠 각 팀에는 리더가 있다. 연봉이 높고, 실력 좋고, 리더십 있는 선수들이 그 역할을 한다. 샌디에이고는 한 마디로 '마차도의 팀'이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하지만 그들은 리더 역할에 큰 관심이 없다.

마차도는 김하성을 유독 잘 챙겼다. 붙임성 있고, 그라운드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김하성의 스타일을 좋아했다. 마차도는 훈련장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한국어 욕설을 내뱉었다. 김하성의 영향력(?)이 드러나는 장면.

100% 그 영향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서 잘 적응하고 새로운 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건 '마차도 라인'에 잘 합류했기 때문이다. 서로가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마차도는 인터뷰 등에서도 김하성을 극찬했고, 김하성도 마차도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샌디에이고 마지막 시즌 김하성은 마차도, 타티스 주니어, 보가츠 등 슈퍼스타들과 배팅 훈련 한 조에 묶였다.

송성문이 그 샌디에이고로 간다. 4년 최대 15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선수와 구단이 서로 합의하면 5년째 700만달러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여전히 마차도는 건재하다. 2023 시즌을 앞두고 11년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종신 계약. 무조건 마차도에게 잘 보이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건 필수다. 야구 이상의 중요한 미션이다. 그 상징적 표현을 마차도로 하는 것일 뿐이다.

야구 실력이 1번이다. 야구만 잘하면 대우받는다. 하지만 송성문은 현지에서 평가하기에 백업급 선수다. 몸값이 말한다. 결국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줘야 생존할 수 있다. 야구는 기본이요, 팀에 녹아들 수 있다는 시그널을 동료들에게 줘야한다. 영어가 되면 좋고, 영어를 하지 못해도 '나는 당신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줘야 그들이 동료로 받아준다. 모든 선수들이 해외에 처음 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게 바로 외로움이다. 정신적으로 무너지면 야구는 당연히 망가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송성문은 평소 쾌활한 스타일을 자랑한다는 점. 낯선 곳에 적응하기 위한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과연 마차도에게 김하성에 이어 새로운 한국인 친구가 생길 것인가. 송성문의 깜짝 미국행 성패를 가르는 일이 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