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黃斑變性)'의 위험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우리 눈의 황반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간단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황반은 눈의 가장 안쪽에 있는 신경조직인 망막의 정중앙 부위다. 이곳은 빛을 받아들이고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핵심적인 곳으로, 우리가 보는 시력의 무려 90%를 담당한다. 사물을 선명하게 인식하고, 미묘한 색깔의 차이까지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이 작은 '황반' 덕분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황반변성의 정식 명칭은 '나이관련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AMD)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이가 들면서 황반에 변성이 일어나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퇴행성 망막 질환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실명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심각한 질병이다. 황반변성은 진행 정도에 따라 초기(중기 포함)와 후기로 나뉘며, 특히 시력에 치명적인 후기는 건성(위축형)과 습성(신생혈관형)으로 구분된다.
황반변성의 구체적인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하나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질환 발생을 강력하게 유발하는 세 가지 위험 인자는 잘 알려져 있다. 바로 나이(노화), 흡연, 그리고 유전적 소인이다.
가장 대표적인 요인은 단연 노화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황반변성의 유병률은 급격히 증가한다.
실제로 국내 국민건강영양조사(2017년~2020년) 데이터를 보면, 40대에서는 3.6%의 유병률을 보였던 황반변성이 70대 이상에서는 30%를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령층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누구나 주의해야 할 '국민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흡연이다. 담배 연기 속의 독성 물질은 눈의 망막 세포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비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황반변성 유병률이 급증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금연을 한 후에도 수년간 그 위험도가 남아 있을 만큼 강력한 위험 인자다.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마지막으로 유전적 요인이다. 가족 중 황반변성 환자가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질환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이처럼 황반변성은 복합적인 위험 인자에 의해 발생하므로, 특히 고령층이나 위험 요소를 가진 사람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한다.
황반변성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시력 저하와 변시증이다.
변시증은 직선이 휘어지거나 물결처럼 구불구불하게 보이는 증상이다. 예를 들면 신문 글씨가 휘어져 보이거나 타일 줄, 창틀 등이 비뚤어져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야 한다. 이후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특정 부위가 보이지 않는 중심 암점이 발생하는데, 중앙에 검은 점처럼 보이지 않는 부위가 생기게 되는 걸 말한다.
이 밖에도 사물의 색이 흐려 보이거나 명암 구별이 어려워지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또 대표적인 황반변성 자가 진단 방법인 암슬러 그리드 격자를 통해 테스트할 수 있다. 만약 이상 증상이 감지된다면 지체 없이 망막 전문 안과에 내원해 정밀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황반변성은 한 번 손상된 시력을 완전히 되돌리기 어려운 질환이다. 40대 이상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생활화해 소중한 시력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움말=전주 온누리안과병원 망막센터 송용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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