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롯데 자이언츠 정훈에 이어 KT 위즈의 황재균이 전격 은퇴를 발표하면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강자였던 현대 유니콘스의 출신 선수가 KBO리그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런데 22일 LG 트윈스에서 다시 유니콘스 출신 선수가 살아났다.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됐던 강속구 투수 장시환이 LG에 입단한 것.
LG는 22일 자유계약선수였던 투수 장시환과 포수 김민수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장시환은 2007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유망주였다. 이듬해 유니콘스가 해체되고 히어로즈가 되며 유니폼이 바뀌었고, KT와 롯데, 한화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통산 17시즌 동안 416경기 787이닝을 투구하며 29승 74패 34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
LG 구단은 "장시환 선수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 선수로, 투수진 뎁스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두 선수 모두 성실함을 바탕으로 선수단에 좋은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시환은 빠른 공을 뿌리는 불펜 투수다. 불펜이 약한 LG로선 충분히 영입할 수 있는 투수. 현대 지명 때부터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뿌리는 강속구 투수로 유니콘스의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2015년 KT로 이적한 이후 기회를 얻으며 불펜 투수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25년 12세이브를 올렸고, 2017년엔 로세로 이적해 10홀드를 올렸다. 선발로 나섰지만 2018년엔 6승13패, 2020년 한화로 이적해서는 4승14패로 좋지 않았다. 2022년 불펜 투수로 14세이브 9홀드를 올렸던 장시환은 2023년 7홀드, 올해 2홀드에 머물렀다.
장시환을 영입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이는 바로 LG 염경엽 감독이다. 염 감독은 방출된 선수 중 영입할 만한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투수를 보고 있다"면서 "장시환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비보도를 전제로 밝힌 바 있다. 영입을 할지 확실하지 않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리 공개할 수는 없었다.
염 감독도 유니콘스의 전신인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유니콘스에서 은퇴를 한 유니콘스맨이다. 은퇴 이후 프런트로 생활을 했고, 유니콘스 마지막해이자 장시환의 입단 첫 해인 2007년엔 수비 코치를 하기도 했다, 당시 강속구 유망주였던 장시환이라 염 감독이 방출됐을 때부터 영입을 생각했었다.
염 감독의 지도아래 장시환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LG의 2연패와 함께 자신의 첫 챔피언 반지를 낄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