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시즌 승강 플레이오프(PO) 끝에 간신히 잔류한 제주 SK의 반등 키워드는 '포르투갈 감독'과 '리투아니아 골잡이'다.
2009년 알툴 이후 16년만에 외국인 지도자인 세르지우 코스타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수석코치(52)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제주는 팀의 공격 선봉을 맡을 새로운 공격수 영입도 눈앞에 뒀다.
25일 이적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제주는 현 리투아니아 국가대표인 기티스 파울라스카스(26) 영입을 확정하고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파울라스카스의 현 소속팀 젬플린 미할로우제(슬로바키아)에 이적료를 지불하고 소유권을 얻은 완전영입 형태로 알려졌다.
파울라스카스는 신장 1m96의 최장신 공격수로, 장신을 활용한 공중볼 장악 능력과 포스트플레이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시즌 광주FC에 입단한 아이슬란드 출신 공격수 프리드욘슨과 신장이 같다. 주로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주로 사용하는 발은 오른발이다.
2017년 잘기리스에서 프로데뷔해 빌니아우스 비티스, 리테리아이(이상 리투아니아), 에그나티아(알바니아), 콜로스 코발리브카(우크라이나), 디나모 바투미(조지아), 미할로우제 등 커리어 내내 동유럽 무대를 누볐다. 프로 레벨에서 총 171경기를 뛰어 29골 14도움을 기록했다. 올해 조지아 리그와 슬로바키아 리그에서 각각 15경기, 총 30경기를 뛰어 10골 5도움을 작성했다. 유로파리그와 유럽컨퍼런스리그 예선을 누빈 경험도 있다.
2020년 리투아니아 대표로 발탁돼 지금까지 A매치 29경기를 뛰어 2골을 넣었다. 2023년 9월 몬테네그로(2대2 무)와 세르비아(1대3 패)와의 유로2024 예선에서 연속골을 넣으며 리투아니아 축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당시 몬테네그로전에선 인천 유나이티드 '리빙 레전드' 스테판 무고사가 몬테네그로 선발로 뛰었다. 파울라스카스는 지난 11월에도 대표팀에 뽑혀 유럽 강호 네덜란드(0대4 패)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예선에 후반 교체로 활약했다.
파울라스카스는 제주 이적을 확정하면, 올해 계약만료로 제주를 떠날 것으로 보이는 '브라질산 탱크' 유리 조나탄의 9번 유니폼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다. 유리 조나탄의 역할도 대신해야 한다. 유리 조나탄은 2023년 제주에 입단해 96경기에 출전 31골 7도움을 기록했다. 2025시즌 커리어 하이인 14골로 팀의 잔류를 뒷받침했다. 단일시즌 14골을 넣은 공격수를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
파울라스카스는 리투아니아 출신 선배 롤란(롤란다스 카르체마스카스)과 연결되어 있다. 롤란은 지난 2000년 부천 SK(현 제주 SK)에 입단해 3시즌 동안 K리그 무대를 누볐다. K리그 18경기에 출전해 4골 1도움을 남겼다. 파울라스카스는 롤란과 같은 잘기리스 출신으로 해외 첫 클럽으로 공교롭게 제주를 택했다. 그는 롤란 이후 23년만에 K리그를 누비는 역대 두 번째 리투아니아 선수로 기록될 예정이다. 같은 국적은 아니지만 K리그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동유럽 출신 라데, 사샤(이상 세르비아), 데얀, 무고사(인천·이상 몬테네그로) 등의 길을 따라걸으면 금상첨화다. 제주는 2025시즌 K리그1에서 최소 득점 2위(40골)에 그치는 빈공 끝에 11위를 차지했다. 수원 삼성과의 승강 PO에서 승리하며 잔류했다. 득점력을 갖춘 스트라이커의 합류가 절실하다.
코스타 신임감독은 2025시즌 K리그1 우승을 일군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처럼 25명 남짓 꽉 짜인 스몰 스쿼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 조나탄을 비롯해 수비수 임채민 안태현 등 FA 자원이 떠날 예정이지만, 타팀의 관심을 받는 주장 겸 미드필더 이창민, 측면 공격수 김승섭 등 일부 핵심 자원의 잔류를 바라고 있다. 코스타 신임감독은 29일 취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정식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