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상대방의 눈동자 크기 변화를 보면 자신에 대한 호감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호주 제임스쿡대학교 해부학 전문가인 아만다 마이어와 모니카 지마니는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서 "성적 흥분 상태에 놓이면 동공이 커진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연구진은 "로맨스 소설 속에서 커진 눈동자가 성적 긴장을 표현하는 장치로 자주 등장하는데, 실제로 과학적으로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동공은 빛을 망막으로 전달하기 위해 크기를 조절하는데, 이는 자율신경계의 작용에 따라 달라진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동공이 줄어들고, 교감신경이 자극되면 동공이 커진다.
연구진은 이를 '여섯 가지 F(싸움(fight), 도망(flee), 먹기(feed), 성행위(fornicat), 약물(fix of illicit drugs), 집중(focus))'로 설명하며, 다양한 상황에서 동공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성적 선호에 따른 반응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2021년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동공은 성적 취향에 따라 명확히 반응했지만, 여성의 경우 더 복잡한 양상을 나타냈다. 예를 들어, 일반 남성은 여성의 성적 이미지에 반응했고, 동성애 남성은 남성 이미지에 반응했다.
반면 여성은 성적 지향과 무관하게 남성과 여성 이미지 모두에 동공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단순히 상대의 동공 크기만 보는 것보다 두 사람의 동공이 동시에 변화하는 '동공 동기화(pupil synchrony)' 현상이 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심박수 등 다른 생리적 반응과도 맞물려 상호 매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동공 확대가 반드시 성적 흥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보상에 대한 기대, 감정적 갈등, 공포 영화나 특정 소리 같은 자극도 동공을 커지게 만든다"며 상황의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