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퇴직된 계약직 근로자에 대해 해고되지 않았다면 계약이 한 번만 갱신됐을 것으로 보고 부당해고 구제 방안을 제시한 중앙노동위원회 처분에 법원이 정당한 근거가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양상윤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A씨가 중노위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처분 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B재단 소속 음악단에서 2년 계약직 지휘자로 근무하던 중 2020년 7월 정년 도과를 근거로 퇴직 처리됐다.
이 상황을 놓고 송사가 벌어졌고, 2023년 1월 서울행정법원은 A씨가 중노위를 상대로 제기한 구제 재심 판정 취소소송에서 그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직 근로자는 정년 규정을 적용할 수 없어 A씨에게 계약갱신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이에 지난해 중노위는 A씨를 구제하기 위해, 근로계약이 1회 갱신됐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B재단이 주라고 결정했는데, A씨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또 소송을 냈다.
법원은 근로계약이 한 차례만 갱신됐을 것으로 볼 사정이 없어 중노위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근무 태도, 징계 전력, 단원과의 관계 등 측면에서 A씨의 평정이 불량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고, 후임 지휘자로 더 연장자가 채용된 만큼 나이가 많아 A씨의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재단은 막연히 근로계약이 반복적으로 갱신될 경우 A씨에게 종신직이라는 부당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허용돼선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할 뿐"이라며 "계약이 한차례를 넘어 반복 갱신됐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합리적 사정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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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