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헌혈이나 수혈할 때만 자신의 혈액형을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혈액형이 단순히 수혈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을 넘어, 각기 다른 건강상의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혈액형은 크게 A형, B형, AB형, O형으로 나뉘며, 어느 하나가 '최고'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각 혈액형은 특정 질환에 대한 저항력이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A형은 우리나라 국민의 약 34%가 가지고 있으며, 노로바이러스에 덜 걸리고 모기에 덜 물리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심혈관 질환 위험이 크고, 뇌졸중이나 위암·췌장암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많아 스트레스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B형은 우리나라에서 약 27%의 분포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장결석 위험이 낮고 진드기에 덜 물리는 등 야외 활동에 유리할 수 있다. 천연두와 말라리아 같은 병원체에 대한 방어력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결핵·콜레라 감염에 취약하고, 심장병·췌장암 위험이 높으며, 당뇨병과 고혈압 발생률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약 12%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은 AB형은 수혈 시 모든 혈액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 수혈자'이며, 혈장 기증에 있어서는 '액체 금'이라 불릴 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염증과 혈관 문제, 심혈관 질환 위험이 크고, 치매 발병률이 다른 혈액형보다 높다는 연구가 있다. 특히 기억력과 사고력 저하와 관련된 위험이 두드러진다.
B형과 비슷한 분포를 보이는 O형은 누구에게나 수혈할 수 있는 '보편적 공여자'다. 심혈관 질환과 혈전 위험이 가장 낮고, 뇌졸중 발생률도 낮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노로바이러스에 취약하고, 위궤양 발생률이 높으며, 출혈 위험이 크다. 여성의 경우 난자 수와 질이 낮아 임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임신성 고혈압이나 산후 출혈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특정 혈액형이 '더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혈액형을 이해하는 것은 건강 관리에 있어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