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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안성기 영정 든 정우성 "찬란히 빛났던 선배님"…추모사 낭독 '울컥' [SC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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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정우성이 같은 소속사 식구이자, 대선배인 고(故) 안성기를 애도했다.

고 안성기의 영결식이 9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명동성당 채플홀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에서는 공동 장례위원장인 배창호 감독과 정우성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정우성은 고인과 영화 '신의 한 수'(2014)에 함께 출연했으며, 이후 같은 소속사인 아티스트컴퍼니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선후배 이상의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다. 또한 비보를 접하자마자, 이정재와 함께 빈소가 마련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한달음에 달려왔으며, 유족들과 함께 조문객들을 맞기도 했다.

정우성은 "언제인지 기억을 되살리기도 어려운 시점에 선배님께 처음으로 인사를 드렸다. 첫마디는 '우성아'라고 마치 오랜 시간 알던 후배를 대하시듯 친근한 미소와 함께 제 이름을 불러주셨다. 그 후로 2000년도 선배님과 촬영을 다녔다. 선배님은 참 쉽지 않은 환경에도 누군가의 이름을 항상 따뜻하게 불러주셨다.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깊이와 철학이 담겨 있었다.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시려는 배려심과 겸손, 절제로 배려가 당연하셨고, 자신에 대한 높임을 경계하고 부담스러워하셨다"고 떠올렸다.

정우성은 추모사 낭독 중에도 울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선배님께서 한국영화를 온마음으로 품어주시고 이어주시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셨다. 배우 안성기를 넘어 영화인 안성기로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부여하셨다. 당신 스스로에겐 참으로 엄격한 분이셨다. 그 엄격함은 겉에서 보기만 해도 무거웠으며, 한없이 고독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늘 의연해하셨다. 선배님은 제게 철인이셨다. 온화한 미소로 그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으셨고, 참으로 숭고하셨다"고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끝으로 정우성은 "모든 사람을 진실로 대하던 선배님, 배우의 품위, 인간의 품격을 지켜주시던 선배님, 늘 무색무취로 자신을 지키시던 선배님은 찬란한 색으로 빛나셨다. 지나간 가치를 잊던 시대에 안성기의 언어로 표현하셨다"며 "부디 평안히 영면하시길 바란다. 선배님께선 제게 살아있는 성인이셨다. 감사합니다 선배님"이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한편 안성기는 5일 오전 9시 별세했다. 향년 74세.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이어가다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정기 검진 과정에서 약 6개월 만에 재발해 다시 치료를 받아오던 중, 지난달 30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입원 6일 만에 별세했다.

장례는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사)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진행됐다. 명예장례위원장 신영균, 배창호 감독, 한국영화배우협회 이갑성 이사장,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직무대행 신언식, 한국영화인협회 양윤호 이사장 등 4인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영화계 후배들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같은 소속사 식구인 정우성은 영정을, 이정재는 금관문화훈장을 들었다. 설경구, 박철민, 유지태, 박해일, 조우진, 주지훈 등은 운구를 맡았다. 영결식 이후 고인은 양평 별그리다에서 영면에 든다.

안성기는 1957년 만 5세의 나이로 영화 '황혼열차'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59년 개봉작 '10대의 반항'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천재 아역'의 탄생을 알렸다. 생전 고인은 영화 '투캅스', '실미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디오 스타', '한산: 용의 출현', '탄생', '노량: 죽음의 바다' 등 60여 년간 2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남부군'을 통해 1990년 열린 제11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과 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이어 1992년 열린 제13회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을, 2001년 열린 제22회 청룡영화상에선 영화 '무사'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2006년 열린 제27회 청룡영화상에선 영화 '라디오 스타'로 박중훈과 공동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