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간부와 직원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시범 운영한 '직위·직급 호칭 자유의 날'을 한 차례 더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해당 시도가 전 부처로 확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참여혁신국 직원을 대상으로 '직위·직급 호칭 자유의 날'을 하루 동안 시범 시행한 뒤, 긍정적인 반응이 확인됨에 따라 이달 중 추가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직위·직급 호칭 자유의 날'은 국장·과장·팀장·사무관 등 직위·직급 중심의 호칭 대신, 구성원이 스스로 정한 닉네임에 '님'을 붙여 서로를 부르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번 시범 운영 이후 참여자들의 후기를 들어보니 정기적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거나 기간을 조금 더 늘렸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반응을 고려해 1월 중 참여혁신국 직원을 대상으로 한 번 더 시범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날짜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직원 의견을 취합한 결과 평소 거리감이 느껴졌던 과장이나 국장에게 한층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반응 등이 나왔다고 한다.
간부들의 별명과 개인적인 이야기가 공유되면서, 위계 중심의 분위기가 완화됐다는 평가다.
실제 참여혁신국의 황명석 국장은 '반장'을 닉네임으로 정해 '황 반장님'으로 불렸고, 한 과장은 유명 트로트 노래 '아모르파티'에서 따온 '아모르포티'를 닉네임으로 사용했다.
한 직원은 어린이 애니메이션 '시크릿쥬쥬'에서 착안해 '시크릿규규'라는 닉네임을 정하는 등 각자의 개성을 반영한 호칭이 자연스럽게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는 이번 시범 사업을 부처 내부 조직문화 개선 차원을 넘어, 중앙·지방 전반의 조직문화 혁신 실험으로 보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는 중앙과 지방 전체의 조직문화 혁신을 담당하는 부처"라며 "우선 참여혁신국 내부에서 추가로 시범 운영해본 뒤,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 부처나 중앙·지방 전반으로 권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칭 자유의 날' 시행 이후 다른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관련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일부 부처에서는 직급 호칭을 없애는 방안을 시범 운영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직급 대신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르는 이른바 '님 호칭 문화'를 도입하기로 하고, 3개월간 시범 시행한 뒤 지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비슷한 방식의 '직급 호칭 파괴의 날'을 시행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호칭 변화 자체보다, 수평적 문화 속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조직문화가 함께 자리 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호칭을 바꾸는 것도 의미 있지만,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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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