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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인줄 알았는데 '만성 폐쇄성 폐질환', 악화 반복시 사망률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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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은 초기 증상으로 가래가 조금 끼거나 가벼운 기침 정도가 있어 감기로 오해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특히 감기나 독감 이후 증상이 악화되거나 쌕쌕거림, 누런 가래가 늘어나는 경우는 기도 염증이 심해졌다는 신호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악화가 한 번만 발생해도 폐 기능은 이전보다 더 떨어진 상태로 고착될 수 있다.

질환이 진행되면 계단이나 언덕을 오를 때 숨이 차고, 평소보다 빨리 걸어도 호흡곤란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많은 환자들이 이를 "나이 탓"이나 "운동 부족"으로 여겨 수년간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박정웅 교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에 해당하는 질환으로, 악화가 반복될수록 증상과 폐기능 저하가 누적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악화 예방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은 폐포와 기도에 만성 염증과 이로 인해 구조적 변화가 생겨 공기 흐름이 제한되는 질환으로, 숨이 차고 일상생활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변화를 크게 느끼지 못한 채 진단 시점에는 이미 폐기능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흡연이 가장 큰 원인…간접흡연·직업적 노출도 위험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단연 흡연이다. 흡연은 폐포와 기도를 지속적으로 손상시켜 돌이킬 수 없는 폐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하루 몇 개비의 흡연이라도 위험은 증가하며, 흡연 기간이 길수록 손상은 누적된다.

간접흡연 역시 위험하다. 가족 중 흡연자가 있거나 담배 연기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에서도 발병 위험은 충분히 높아진다. 여기에 미세먼지, 배기가스, 유해 화학물질 등 대기오염 요인과 용접·금속 가공·탄광·농업 등 분진 노출 직업군도 중요한 위험 인자로 꼽힌다.

다만, 최근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미숙아 출생이나 반복적인 폐렴·천식 등으로 어린 시절 폐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경우 성인이 되면서 발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폐 기능 검사로 진단…2026년부터 국가검진 포함

만성 폐쇄성 폐질환 진단의 핵심은 폐 기능 검사(폐활량 검사)다. 이 검사는 폐가 공기를 얼마나 들이마시고 내쉴 수 있는지를 측정해 기도 폐쇄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증상이 거의 없다고 느끼는 환자에서도 폐 기능이 정상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질환 진행이 매우 서서히 이뤄져 본인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26년부터는 국가건강검진에 폐 기능 검사가 포함돼 만 56세와 66세 국민은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흡연력이 있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적극적인 검진이 권고된다.

◇완치보다 '악화 예방'이 목표…금연·흡입제 치료 핵심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완치를 목표로 하기보다 악화를 예방하고 증상을 조절하며 폐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기관지 확장 흡입제는 치료의 근간으로, 증상 완화뿐 아니라 악화와 입원, 사망률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 가지 또는 여러 약제를 병합해 사용하며, 정확한 흡입 방법을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약물 치료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연이다. 이미 폐 기능이 저하된 경우라도 흡연을 중단하면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호흡 재활, 적절한 영양 관리 역시 삶의 질 유지에 도움이 된다.

◇감염 예방도 필수…백신 접종으로 악화 줄여야

질환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감염이다. 독감, 폐렴구균, 백일해, RSV,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악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평소와 달리 숨이 더 차거나, 가래 색이 짙어지거나 양이 늘고, 기침이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에는 조기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웅 교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활동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숨이 찬 증상을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작은 변화라도 폐기능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폐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