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배우 유승목이 데뷔 36년 만의 첫 지상파 예능 출연에서 아내와의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12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는 유승목이 출연해 담담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에서 백상무 역으로 뒤늦은 주목을 받은 그는 자신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보셨을 배우"라고 소개하며 겸손한 인사로 시작했다. 데뷔 36년 만에 처음 선 지상파 예능 무대라는 말에 스튜디오도 술렁였다.
유승목은 최근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으로 광고 촬영을 꼽았다. 그는 "광고를 찍게 됐는데 둘째 딸이 고등학생 때 즐겨 하던 게임이었다"며 '서든어택' 광고 비화를 전해 웃음을 안겼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건 아내와의 러브스토리였다. 유승목은 아내를 "오드리 헵번을 닮은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첫 만남을 떠올렸다. 두 사람은 극단에서 인연을 맺었고 아내는 기획 일을 맡고 있었다고. 그는 "아내가 먼저 마음을 표현해줬다"며 "제가 극단에서 작업반장을 하면서 봉고차로 포스터를 붙이러 다녔는데, 주차를 정말 잘했다. 뒤도 안 보고 한 손으로 주차했는데 그 모습에 반했다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사랑은 순탄치 않았다. 연극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안정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장인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유승목은 "연극배우가 수입도 없는데 누가 딸을 주겠냐"며 당시 상황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청량리역에서 도망가서 살자고 기차표까지 끊었다. 그런데 막상 기다리다 보니 이건 아닌 것 같더라. 정식으로 허락을 받자고 돌려보냈다"며 "그날 혼자 눈이 붓도록 울었다"고 고백했다.
전환점은 뜻밖의 순간에 찾아왔다. 유승목은 "30살에 연극영화과에 편입해 수업을 듣고 있는데 아내에게 임신 4주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학교 근처에 방을 얻어 살고 있었는데, 몇 달 뒤 장인어른에게 연락이 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따귀 맞을 각오로 갔는데,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주시며 '자네도 먹어'라고 하시더라"며 울컥한 기억을 전했다.
장인의 마지막 모습도 공개됐다. 유승목은 "돌아가시기 전 품에서 편지를 꺼내 주셨다. 아내가 집을 나올 때 두고 간 편지였다"며 "읽어보라고 하셨는데 아직까지 못 읽고 있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를 듣던 이지혜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