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우드 앤더스 대표작 '와인즈버그 사람들'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 새벽 =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장성주 옮김.
SF(과학소설) 거장으로 불리는 옥타비아 버틀러의 '제노제네시스(Xenogenesis) 3부작'의 첫 작품이 번역 출간됐다.
시리즈 제목인 제노제네시스는 이종(異種)을 뜻하는 'Xeno-'와 기원을 의미하는 'Genesis'의 합성어로, 부모 세대와 완전히 다른 자녀 세대의 출현을 뜻한다.
이야기는 핵전쟁으로 자멸한 인류의 폐허로부터 시작한다.
주인공 릴리스는 기이한 우주 함선에서 깨어난다. 약 250년 만에 눈을 뜬 그가 마주한 곳은 문도 창문도 없는 방.
인류의 생존자로 선택된 릴리스는 곧 자신을 구한 존재들을 마주하게 된다. 온몸을 덮은 촉수로 세상을 감지하는 외계 종족인 오안칼리.
오안칼리는 인류를 다시 지구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기묘한 유전적 융합을 요구한다. 인류가 자멸한 뒤 낯선 외계 존재와 섞여 새롭게 태어나는 가장 끔찍한 구원인 셈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낯선 외계 존재와 섞여 완전히 다른 존재로 태어난 포스트휴먼의 창세기를 그려낸다. 이를 통해 낯선 존재와의 공생, 규정할 수 없는 퀴어함을 보여주며 연결의 감각과 공존의 윤리를 일깨운다.
버틀러는 백인 남성 중심이던 SF계에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흑인 여성 작가로 인종과 젠더, 환경 등의 주제를 탐구하며 SF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
소설가 김보영은 추천의 말에서 "버틀러는 태초의 인류처럼, 태고의 여신처럼 모순으로 가득한 인류사를 조망한다"며 "이 소설은 로맨스처럼 관능적이며, 코즈믹 호러처럼 무섭고, 철학서처럼 심도 깊다"고 소개했다.
시리즈 후속작인 '성인식'과 '이마고'도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다.
허블. 456쪽.
▲ 와인즈버그 사람들 = 셔우드 앤더슨 지음. 김욱동 옮김.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F. 스콧 피츠제럴드 등 미국 문학의 거장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셔우드 앤더슨(1876∼1941)의 대표작이다.
책은 1890년대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의 작은 도시 와인즈버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다룬다.
와인즈버그는 남북전쟁 이후 공동체적이고 목가적인 사회에서 개인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사회로 급변하던 당시 미국의 상황을 상징한다.
수록된 스물 다섯편의 단편은 특별할 것 없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포착한 스냅숏 같다. 각각의 이야기는 뚜렷한 줄거리나 인과관계 없이 평범한 사람들이 지닌 내면의 '괴기함'을 드러내 보인다.
다만 이런 괴기함을 조롱의 대상이나 사회에서 추방해야 할 악(惡)으로 묘사하진 않는다.
작가는 고독과 좌절을 견뎌내기 위해 분투하는 보통 사람들의 상처 입고 뒤틀린 모습을 통해 삶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아름다우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미국적 이야기의 정수로 꼽힌다.
은행나무. 3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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